수족관에서 왕우렁이 기르기(2)
수족관에서 왕우렁이를 기르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물론 먹성도 좋고 활발한 녀석은 잘 자라지만
그렇지 못한 녀석은 크지도 못하고 죽어버리기도 한다.
플래티와 구피 그리고 비파가 함께 살고 있지만 영역 다툼이나 먹이 다툼은 없다고 생각되나 비파와는
밑바닥에 깔린 먹이를 먹거나 이끼 종류를 먹게되어 먹이사냥은 겹친다고 볼 수가 있다.
다만 왕우렁이를 입식하기 전에는 다슬기가 엄청나게 자손을 내어 일년이면 몇 번씩 다슬기를 잡아
강에 방생을 했는데 우렁이를 입식한 뒤로는 서서히 다슬기가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한 마리도
살아있는 다슬기를 수족관에서 볼 수가 없다. 아마 먹이 영역이 완전하게 겹쳐서 다슬기가 전멸하지
않았을까?. 생각하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생물학자가 아니라서 모르겠다.
활기차게 먹이로 넣어 준 채소를 먹고 있는 모습이다. 셀러리를 사다 줄기 부분은 사람이 먹고 잎과 연한 잎줄기는 왕우렁이에게 먹이로 넣어주면 밑바닥을 기던 왕우렁이가 일제히 더듬이를 길게 빼고 유리벽을 타고
수면으로 올라와 치열하게 채소를 먹는다. 그러다 채소에 왕우렁이가 너무 많이 붙게되면 채소와 왕우렁가 동시에 바닥으로 떨어지고 만다.왕우렁이가 가장 잘 먹는 채소는 상추가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배추잎도 아주 잘 먹는다. 그러나 양배추는 잎이 두꺼워서 그런지 먹는 속도도 아주 느리고 수족관의 물을 뿌옇게 만들어 버린다. 사과 껍질을 넣어주면 하얀 과육부분만 먹고 겉껍질은 먹지 못한다. 귤껍질도 먹는다.
대체적으로 잎의 두께가 앏은 것은 잘 먹고 두꺼운 것은 쉽게 먹지 못한다. 대량사육이 아니고 관상용으로
키우고 있기는 하지만 플래티와 구피 그리고 비파와 다슬기를 키울 때하고는 청소해주는 빈도가 잦아지고
물이 빨리 뿌옇게 되므로 일주일에 한 번은 수족의 물 중 3/2 정도는 새 물로 바꾸어 주고 있다.
같이 사는 열대어나 왕우렁이는 수온에 크게 민감하지 않아 물을 교환하기가 의뢰로 쉽다. 먹이로는 열대어 먹이와 채소 부스러기를 하루에 1~2회 정도 투여하고 있다.
왕우렁이 어미 한 쌍을 입식 한 것이 작년 9월 중순 정도 였으니까. 그때 알이 부화하여 탄생한 녀석들이므로 새끼로 자란지는 가장 빠른 왕우렁이가 약 2달 반 정도 자라지 않았는가 한다. 크기로 봐서는 어미 우렁이 크기로 자랐지만 아직 알은 낳지 않고 있다. 나중에 부화한 새끼들은 빨리 자라지 못하고 크기는 아주 큰 콩 정도로 자란 녀석도 바닥에서 기어 다니며 먹이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왕우렁이가 어미로 자라 알을 낳을 때가 되면 수면 밖으로 기어나오려고 하는데 아직 새끼들 뿐이라 수면으로 기어 오르는 녀석은 볼 수가 없다.
극히 드믄 예지만 지금까지 단 두 마리가 밖으로 기어 나와 한 마리는 크기가 작아 말라 주고 조금 큰 녀석은
다시 주워 수족관에 넣어 주었는데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모르겠다.
이침 일찍 일어나 수족관을 들여다보면서 살아 움직이고 쉼쉬는 것들이 방 안에서 자라고 있어 얼마나 다행인 모른다. 다만 먹이를 줄 뿐인데 물고기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아는 체를 하는 것 같아 므흣한 마음으로 매일 수 차례 수족관을 들여다 본다. 수족관을 들여다 보고 있을 때 나의 머리 속은 온통 수족관의 물고기와 왕우렁이게로 쏠려 있어 다른 잡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루에 왕우렁이를 들여다 보는 시간이 길면 길 수록 나의 뇌를 편하게 쉴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 주는 소중한 보물이 아닐 수가 없다.
수족관에서 물고기나 왕우렁이를 기르다보면 자연스럽게 가족과의 대화도 물고기나 왕우렁이가 주제어가 될 때도 있다. 살아있는 생물을 대화의 상대로 삼고 오늘도 수족관 앞에서 물고기와 왕우렁이를 들여다 보며 "와~아!. 플래티가 새까를 낳았네!."라고 소리치며 오늘은 새끼가 3마리 나왔다고 퇴근하는 아빠를 향해 소리치는 작은 딸이 더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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