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에서 왕우렁이 들여다보기
내가 왕우렁이를 처음으로 만났던 시기는 천안의 농가를 통해 1992년 늦은 봄이었다.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길러지기 시작한지가 얼마 되지 않았던 시기였으며, 초창기에는 식용 목적으로 수입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농사를 짓겠다는 일념으로 요즘 말하는 귀농을 한 것이었으나 태생이 농촌 출신인지라 자연스럽게 왕우렁이를 분양 받아 논에서 기르기 시작했다.
주요 먹이로는 자라를 키우는 고단백질 사료를 먹였으며, 가끔 배추시래기를 던져 주고는 했다.
그래도 벼농사보다는 수익이 월등하여 희망을 가졌으나 자연적인 요건에 수리시설을 갖추지 않아 하루 밤에 무차별적으로 퍼붓던 폭우에 왕우렁이를 모두 자연으로 내주고 말았다.
섬진강이 지나는 순창에서 식구끼리 매운탕을 먹고 수족관에서 엄청나게 식구를 불린 다슬기를 방생하려고 물가로 내려갔다.
우렁이 한 쌍이 교미를 하고 있어 컵에 담아 수족관에 넣어 둘 속셈으로 가지고 왔다.
수족관에서 하루 밤을 자고나니 한 무더기 빨간 알을 보고서야 왕우렁이라는 것을 알았다.
한 쌍의 우렁이는 정확하게 일주일 뒤에 또 알을 낳았다.
왕우렁이는 일주일 간격으로 알을 낳았으며, 알을 낳기 위해 수족관 벽을 타 오르다 두 번이나 밖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밖으로 탈출하지 못하도록 수족관 상부를 직각으로 테이프(폭5cm)를 붙었는데 그 뒤로는 탈출하지 못했다.
왕우렁이는 하루의 절 반 이상을 교미를 하였다.
먹이 활동은 매우 활발하였으며, 다슬기와 비파(청소부)와 먹이를 경쟁하는 사이가 되었다.
일반적인 먹이는 열대어 사료를 공급했고 바닥에 가라앉은 먹이를 먹기에는 량이 부족할 까봐 수면에 올라오면 입부분에 사료를 투여하여 먹게 하였다.
또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쌈 채소 중에서 상치와 같은 채소를 한 장을 넣어주면 아주 깨끗하게 먹어버렸다.
집에 오자마자 낳았던 알의 량은 그 이후에 낳은 알에 비해 많았고 일주일이 되어도 색깔은 진분홍색을 유지하고 있었다.
두 번째 낳은 알은 약 10일 후부터 진분홍색에서 점점 불투명하게 변하기 시작하였고 약 5~7일부터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왕우렁이 새끼들은 물 속으로 떨어져 헤엄을 치기 시작하였다.
크기는 1~2mm정도로 참깨 절반 정도의 크기였으나 눈과 더듬이도 있고 왕우렁이의 형태를 갖추었으나 왕우렁이 딋쪽에 약간의 분홍색이 보였다.
아마 알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2~3일 정도 먹을 수 있는 난황이 아닌가 생각된다.
위쪽 그림의 오른쪽 사진에 꽁무니 부분에 동그란 알을 달고 있는데 이것은 알과 알이 연결되어 있어 부화하면 단독으로 떨어지게 되었으나 그렇지 못하고 같이 붙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의 크기는 10배의 루빼를 통해 3배의 줌으로 당겨 찍었으나 카메라가 똑딱이(스냅)인지라 보다 더 선명한 사진을 얻기가 매우 어려웠다.
6회 산란을 하고 어쩐 일인지 암컷 우렁이가 죽고 말았다.
또 맨 처음 낳았던 알은 처음에는 불투명하게 변하다가 더 이상 변하지 못하고 그 상태로 몇 마리의 새끼를 내보내고는 더 이상 부화하지 못했다.
그것은 아마도 강에서 잡아 올 때 스트레스를 받아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하지만 생태를 몰라 이유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이후에 낳은 알은 모두 부화하는데 성공하였고 밖으로 탈출하여 낳은 알은 잘 마른 다음에 때어내 종이컵에 구멍을 뚫어 그 속에 알을 넣어 두었다.
지금까지 맨 처음 낳은 알은 부화하지 못했고 두 번째, 그리고 3번째, 4번째 낳은 알은 거의 부화에 성공하였다.
다섯 번째 낳은 알은 종이컵에 담아 부화되면 구멍을 통해 본능적으로 물 속으로 떨어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마지막에 낳은 알은 맨 위쪽 왼쪽 사진으로 분홍색에서 점차적으로 불투명하게 변하고 있다.
정리해보면 알은 일주일에 1번씩 알을 낳으며, 약 10일 쯤에서 불투명하게 변하고 약 5일 후에는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부화를 시작하였다.
왕우렁이는 하루의 대부분을 교미하는데 사용하고 나머지는 먹이 사냥을 하는 일로 주로 물 속 바닥을 헤집고 다녔다.
가끔 죽은 듯이 뚜껑을 열고 속살을 드러내고 축 쳐진 모습은 죽은 것으로 착각 할 정도로비슷하여 건들면 뚜껑을 닫고 움직이지 않는다.
이때 자세히 보면 살 부분에 다슬기가 붙어 있는데 다슬기가 물 속에서 죽은 사체를 먹는데 어떤 이유로 가만히 있는지를 모르겠다.
어린 새끼 왕우렁이가 자라는 속도는 빨라 1주일 정도면 녹두보다 약간 크고 2주일 정도면 그 보다 약 3배는 커지는 것 같다.
왕우렁이에게는 이빨이 있는데 주변이 조용 할 때 들어보면 채소 먹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왕우렁이의 이빨을 삭치라고 한다고 기억하고 있는데, 2개가 있다.
다슬기도 2개가 있으며 약간 붉은색을 띠고 왕우렁이는 약간 하얀계통의 색깔의 삭치를 가지고 있다.
약 2마리가 하루에 손바닥 정도 크기의 상치 한 장은 거뜬하게 먹어 치우나 케일처럼 잎줄기가 단단한 것은 가운데 줄기만 남기고 깨끗하게 먹어 버린다.
요즘 친환경으로 벼농사를 짓는 사람 중에 왕우렁이로 제초작업을 하는데 풀이 연하고 어렸을 때는 제초효과가 매우 뛰어나나 풀이 일정기간 자라 단단해지면 왕우렁이는 먹을 수가 없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왕우렁이를 처음 만났을 때만해도 식용을 목적으로 사육하였고 월동하지 못해 겨울에는 보일러 시설을 갖추고 사육하였는데 지금은 일부지역에서 월동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왕우렁이가 식용으로 고단백질 공급원으로 손색이 없으나 유해종으로 지정되어 요즘에는 천덕꾸러기가 되었다고 한다.
'초보 농사꾼 깔크막의 농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족관에서 왕우렁이 기르기(2) (0) | 2014.01.09 |
---|---|
밀싹 기르기 (0) | 2014.01.09 |
들 쥐 (0) | 2010.10.01 |
깔크막의 두번째 무경운 벼농사 재배일지(10-08호) (0) | 2010.09.28 |
깔크막의 두번째 무경운 벼농사 재배일지(10-07호) (0) | 2010.0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