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농사꾼 깔크막의 농사 이야기

들 쥐

깔크막 2010. 10. 1. 01:24

들  쥐

 

가수 이장순 

 

들쥐 한 마리 길을 잃고 해맨다.

지친 다리 끌며 끌며

논두렁 흙 냄새 그저 그립지만

싱그런 풀 내음 어디에도 없고

흉뮬스런 자동차 썩은 연기에

하늘 가득 들어찬 찌그러진 냄새

골목길 앞에선 시궁쥐 한 마리

반드르한 몸뚱이 나긋한 꼬리

촌쥐 보고 웃으며 깔깔거리며

이봐요 총각 쉬었다가요

부끄럽진 않지만 낯 간지러워

슬그머니 왔던 길 돌아 가는데

쪼르르 달려와 꼬릴 잡았네

괜찮아 총각 순진도 해라

들쥐 한 마리 짝을 찾아 웃는다.

시골 얘기 들려주며 시골은 좋단다.

하늘도 맑고 논둑에 흘러가는 개울도 맑고

가을에 쌓이는 쌀가마까지

흘린 땀 그 만큼 쌓이는 쌀가마

굳은살 거친 손 굵은 주름살

가뭄 장마 이겨내며 쌀을 만들지

쌀인지 똥인지 알 순 없지만

금뺏지단 양반들이 값을 매긴다.

씨앗 값 비료값 기계 빌린 값

농약 값 적십자 값

도장 든 놈 수고 비 알게 주고

몰래 뺏겨 뭐가 남겠니 그래도 산단다.

흙에 묻혀서 봄 여름 가을을 바쁘게 살다

겨울 한철 발 뻗고 막걸리 한잔

일이 싫어 도망간 년 어찌 많은 지

시골엔 총각이 남아 돈단다

들쥐 한 마리 짝을 잡고 운다.

시골 얘기를 들려주며

들쥐나 시궁쥐나 개만 못하고

개보다 열 배 나은 인간도 많지만

시골 농부 깔보는 도시 사람은

보신탕 집 강아지 보다 나을게 없지

들쥐 얘기 노래하는 개만 못한다.

이런 노래 귀담아 듣는 많이 배운 너

알고 보면 당신도 날 닮았다더라

그럭저럭 살아보자 재밌는 세상

어렵게 꺼냈던 시골 얘기도

가사가 지루해서 끝낼 수밖에

어차피 레코드로 낼 수도 없고

그냥 그냥 이렇게 부르고 산다.

 

*.라디오를 통해 흘러 나오는 이장순의 "들쥐"라는 노래가

좋은 가을이 가까이 오기도 전에 마음을 심란하게 한다.

유행가 가사는, 세상을 들여다 보는 과거의 창(窓)이라는데

이 노래가 불려지던 시절과 지금의 현실은 너무나 닮았다.

"참으로 오랫동안 변한 것 하나 없는 곳이 시골인가보다"

"하늘도 맑고 논둑에 흘러가는 개울도 맑고" 만 빼고......,

가수 이장순은 노랫말을 통해 지루해서 "레코드는 낼 수도 없고"

걍 부르며 산다더니 "헉, 레코드는 냈구만!."

갖고만 있기 지겨운 농토라도 팔았나!. 귀농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