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깔크막의 한마디 숲 이야기

꽃무릇(석산)이 논두렁을 지킨다.

깔크막 2012. 5. 17. 12:53

꽃무릇을 석산이라고도 부른다. 꽃무릇이 전국적으로 퍼지고 추분 무렵에 빨갛게 일제히 피는 성질로 인해 사람들이 꽤나 많이 기억해주는 식물이 되었다.

선운사 입구 논빼미 논두렁과 밭두렁에 무리지어 피었던 것을 본지는 벌써 50년 전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50년 전에는 전국적으로 피어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물론 어려서 전국을 여행해 본 적은 없지만 선운사를 재외하고 유명한 사찰에서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지금은 사찰은 물론 동네 어귀에도 무덤가에도 꽃무릇이 즐비하다. 함평의 용천사에서는 축제까지 연다. 꽃무릇이 한창 필 때면 용천사와 선운사에는 사진작가는 물론 아마추어 사진작가들까지 모여든다.아니 모든 여행객이 휴대폰에 담는 꽃이되었다.

꽃만 아름답지 씨도 없는 꽃이 어떻게 전국의 모든 땅을 차지하게 되었을까?.

선운사가 있는 선운산에 폭우라도 내리게 되면 꽃무릇의 알뿌리가 사방에 굴러 다닌다. 오뉴월 땡볕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알뿌리는 버티는 재주를 가졌다. 꽃무릇의 알뿌리를 여행객이나 산행을 왔던 사람들이 주워간다. 쉽게 말해 사람에 의해 이사를 가게 되는 것이다. 또 꽃무릇이 살던 곳의 흙들이 공사라는 이유로 옮겨지면서 다른곳에 정착하게 되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옮겨 심는 덕에 전국적으로 쉽게 퍼졌다.

옛날에는 사찰에서 책을 만들고 학문을 연구하기를 많이 했는데 이때 꽃무릇의 알뿌리로 풀을 만들어 접착제로 사용하면 좀이 슬지 않기 때문에 스님들이 절에 심으면서 퍼지게 되었다.

선운사 입구의 논두렁에 즐비한 꽃무릇은 논두렁을 두더지로부터 지킨다.알뿌리가 가지고 있는 특이한 성분 때문에 두더지가 꼼짝하지 못한다고 한다.논두렁은 두더지만 지킨다고해서 형태를 유지하지하지는 않는다.

수분을 다량으로 함유하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기도 하는데 우리 조상은 꽃무릇이 논두렁을 지킨다는 사실을 알았다.

꽃무릇의 알뿌리에 붙은 뿌리는 자신의 알뿌리를 땅 속 깊게 끌어 내리려는 성질을 갖고 있는 견인뿌리라고 한다. 자신이 갖고 생존하는 비결데로 살다보니 논두렁 깊이 견인뿌리가 얼키설키 논두렁을 지키는 것이다.

일본에 갔을 때 꽃무릇이 관광 상품화 되어 있던 그곳도 습지와 논이 있었던 곳이었다.

꽃무릇을 논두렁이나 밭두렁에 심으면 Lycorine과 리코닌을 함유한 알칼로이드가 살균작용과 살충작용을 한다. 병충해가 줄어든다.

척박한 곳에서도 습한 곳에서도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꽃무릇의 주변에는 다른 풀들을 보기가 쉽지 않다.무더기로 자라는 곳을 말하지 이제 하나 둘 인공적으로 심겨져 있는 곳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꽃무릇 근처에서 다른 풀들이 자라지 못하는 것은 타감작용(알레로파시) 때문이다. 알뿌리를 법제하여 사용하면 구황식물로의 역활을 하고 진해, 거담, 해열, 암, 무좀을 퇴치하지만 그냥 먹으면 심한 구토와 복통과 설사를 동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