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깔크막의 풀 나무 이야기

뚜껑덩굴 이야기

깔크막 2010. 5. 12. 23:17

뚜껑덩굴 이야기

 

뚜껑덩굴은 박과의 덩굴성 일년초로 물가에서 생육이 왕성하고 8월경에 황백색의 꽃이 피고 덩굴손으로 물체를 잡고  땅 바닥에서 탈출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볼 수가 있으며, 덩굴손은 어떤 물체를 잡기 전까지는 구부러지지 않고 바르게 펴서 진행방향의 어떤 물체를 잡으려고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가 있을 정도로 잘 자란다.

유기질이 풍부한 물가에서는 엄청난 속도로 번식하고 자라므로 잡초로 생각하는 농가에서는 초기에 방제를 해야 뚜껑덩굴로 인해 2차작 피해를 줄일 수가 있다. 

 

 

사람이라면 자연계에서 살고 있는 모든 생물을 어떤 이유에서든지 이동 시킬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준 식물이 뚜껑덩굴이다.

도감에서 보면 경기 이북이나 제주도에서 자란다고 되어 있어 이곳에서 처음보고 아주 귀한 식물인가 했다.

특별한 목적을 갖고 식물공부를 시작하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에 식물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지를 알기 전이었는데 뚜껑덩굴을 만나게 된것은 순천 상사댐 밑에서 낚시를 하고있는 친구를 만날 일이 있었고 특별하게 할일도 없어 무겁디 무거운 니콘 FM2를 찾아 들고 사진이라도 찍어 볼 요량으로 상사댐에 갔다.

그곳에서 만나게 된 이름모를 식물을 가지고 한참을 놀았던 식물로 집에 돌아와 도감을 뒤져보니 뚜껑덩굴이라는 것을 알았다.

특별하게 아름답거나 하지는 않지만 경기 이북이나 제주도에서 자란다는 내용만 읽고 이곳에서는 귀한 식물인가하여 도감의 글을 읽어보니 "경기 이북이나 제주도에서 자란다"는 것은 결국 우리고장에도 있다는 이야기라고 해석하게 되었으며 도감상 내용은 참으로 난해한 해석인 것 같았다.

 

뚜껑덩굴은 둥그런 타원형 열매의 밑에 있는 뚜껑이 노르스름 할 때 툭 건드리면 밑의  뚜껑이 자동으로 열리면서 까만 씨가 2개가 툭 떨어지고 표면은 약간 오돌토돌한 둥근 모양으로 생겼다.

식물이 좋아서 산이나 들에 가면 무조건 씨를 받아와서 집안에 뿌리는 습관이 있어 우리집 정원에는 짚신나물 기린초 무환자나무  멀구슬나무  비파나무  이스라지  백량금 금낭화  말똥비름 창포 마 으아리가 정원 한쪽에 자리를 잡고 사철 꽃을 피워댄다.

혹시라도 산이 좋고 야생화가 좋아 집에 옮겨 심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몇 년만 산을 찾아 다니면서 씨를 받아다 생육환경이 비슷한 집안에 심거나 뿌려두면 자연과 비슷한 나만의 독특한 정원을 갖을 수가 있다.

마음을 급하게 서두르지말고 3~4년을 기다리고 꾸준하게 씨를 뿌리고 약간의 관리만 해 주면 자연은 절대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이야기가 엉뚱한 방향으로 갔는데 그때 뚜껑덩굴을 툭 건드리면 떨어져 나오는 씨와 열매의 모습이 앙증맞아 한줌 정도의 씨를 받아 종이에 싸가지고 왔는데 뿌리는 것을 깜빡했다.

이것들이 어떤 경로로 논으로 갔는데 뚜껑덩굴 입장에서는 최적의 생육장소인 논에 있는 수로에 자리를 잡은 것으로 흔하디 흔한 콘크리트벽이 아닌 손을 보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연 그대로의 수로로 수초와 말뚝이 원형을 보존해 주는 수로였고 수로가 깊어 무너지지 말라고 버들나무 종류를 토사유출 방지용으로 아버지가 줄줄이 심었는데 버들나무를  다 덮으며  밑으로 위로 겁나게 진출하여 수로가 온통 뚜껑덩굴 세상이되고 말았다.

첫 해에는 뚜껑덩굴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사진도 찍고 영역을 넘어 논으로 기어들어 오는 녀석은 거두어 버들나무 위에 얹어 주기까지 하였는데 그 다음해에는 사람의 힘으로 어찌 해 볼 수 없을 정도로 생육이 왕성하여 결국에는 사약(제초제)을 내릴려다 버들나무까지 피해가 우려되어 나무 몽둥이로 처참하게 응징하여 놓으니 차마 눈뜨고 못 볼 지경이었지만 그래도 왕성한 생육은 중지하고 사람에게 길 드려지는 것 같았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자람이 왕성한지 논두렁을 넘어오는 녀석은 인간의 영역을 침범한 것으로 간주하고 인정사정없이 쳐 내버렸지만 자연의 힘을 이겨 낼 수가 없다는 것을 가르쳐준 선생님 같은 식물이다.

줄기를 키우느라 정신이 없었던 녀석들이 뙤약볕을 쬐며 천둥번개소리와 작대기 같은 폭우를 몇 번 맞고나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왕성한 세력을 자랑하며 거침없이 자랄 때와는 사뭇 다르지만 때에 따라 꽃을 피우고 줄기를 키웠던 녀석들이 지나가다 툭 건들면 씨를 털어 내느라고  우두둑 우두둑  왕버들의 가지 사이로 떨어진다.

엊그제 논을 보니 뚜껑덩굴이 논바닥에 수북하게 자라잡고 있었지만 인간의 영역을 침법한 댓가를 혹독하게 치루어야 할 것을 상상하며 뚜껑덩굴은 박과이므로 잘 활용하여 박과식물의 대목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뚜껑덩굴의 전초와 종자를(합자초)를 10월경에 거두어 햇볕에 잘 말려 약용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약간의 독성이 있으니 전문가의 지시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종자에는 지방유가 25~30%, 탄수화물 13.3%, 무기물 3%, 조섬유 0.9%와 고체지방산도 2.85 정도가 함유되어 있으며 소종과 이뇨작용이 있으며, 수종, 뱀이나 독충에 물렸을 때, 15g~30g을 달여서 복용하거나 찧어서 붙이거나 달인 물로 환부를 세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