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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과(科)의 나무 이야기

깔크막 2010. 4. 17. 15:36

버드나무과(科)의 나무 이야기

 

버드나무과(科)의 나무는 Populus속의 사시나무, 은백양, 황철나무, 당버들, 미류나무, 은사시나무, 이태리포플러등과 Salix속으로는 왕버들, 버드나무, 능수버들, 호랑버들, 키버들, 갯버들등이 있으며 Chosenia속으로는 새버들(채양버들)이 있다.

버드나무의 학명인 살릭스(Salix)는 '멀리 뛴다(spring)'를 의미하는 것으로 버드나무 종류가 빨리 성장하는 데서 연유했다는 설이 있으며, 다른 설에 의하면 어원이 켈트어로서 '가까움'을 의미하는 sal과 '물'을 의미하는 lis가 합성된 낱말로서 버드나무가 물기가 많은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우리 민요 천안삼거리에 나오는 능수버들을 고려수양(高麗垂楊)이라고 부르는데 들이나 물가에서 잘 자라며 가로수나 풍치수로 심고 가지가 길게 늘어지는 특색이 있으며 유행가에 나오는 수양버들(垂楊)도 물가나 습지에서 잘 자라고 가지는 아래로 늘어지며 작은 가지는 붉은색으로 중국의 수양산 근처에 많다고 하여 수양버들이 되었다고 하는 설과 수양대군의 이름을 따서 수양버들이 되었다고 한다.

산림경제(山林經濟)에서 버들은 “동쪽에 심으면 좋으나 서쪽에는 심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는데 이것은 버드나무과의 나무가 양수인 까닭에 볕이 잘 쪼이는 장소에 심으라는 것이고 수질정화에 뛰어난 식물인 것을 알았고 정원의 연못가에는 왕버들이나 수양버들 몇 그루를 심어두고 수(隨)나라의 양제(煬帝)는 운하를 완성하고 제방에 버드나무를 심고 가꾸도록 했다고 하는데 버드나무를 물가에 심으면 잔뿌리가 많이 나는 특성을 알고 제방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수양제(隨煬帝)는 버드나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버들을 수류(隨柳), 또는 양류(楊柳), 수양(水楊),수양(垂楊)이라 하는 것도 알고 보면 수나라 양제의 나무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처럼 보인다.

버드나무의 가지가 밑으로 쳐지는 이유로는 자람이 빨라 한 해 동안 다 자라 버리는 가지는 몸통을 키울 사이가 없이 가늘고 길게 자라게 되었고(대나무가 가늘고 긴 것처럼) 가지에 다닥다닥 잎이 붙게 되어 결국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아래로 늘어 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와 봄에 싹이 터서 처음 만들어진 나무세포는 분열을 하면서 이웃 세포와의 사이를 서로 붙잡아 맬 물질을 펙틴(pectin)이라하며 젤리같이 말랑말랑하면서도 튼튼하게 접착할 수 있는 성분인 리그닌(lignin)이 보통의 나무보다 3~4% 정도가 작아서 단단해지지 못하고 가늘게 쳐진다고 한다.

이러한 버드나무의 특성 덕분에 버들은 수형이 운치가 있고 생장속도가 빠르고 추위에도 강하고 수양버들이나 능수버들은 가지를 거꾸로 심어도 자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고 봄이면 가장 먼저 잎이 나왔다가 겨울이 되면 가장 늦게 잎을 떨어뜨리는 나무이다.

고리버들(키버들)은 들이나 물가에서 자라며 키는 2-3m로 줄기는 노란빛을 띤 갈색이고 유연하고 길게 벋은 줄기로는 바구니나 키를 만드는데 사용하였으며 그 중에서도 곡식을 까불어 이물질을 걸러내는 키를 만들어 키버들이라고 부른다.

왕버들은 호숫가나 물이 많은 곳에서 잘 자라고 뿌리는 물속에서도 거뜬하게 자라는데 청송의 주산지는 왕버들과 물이 어울려 관광명소가 되었으며, 잎은 어긋나고 새잎은 붉은빛이 돌며 타원형으로 귀 모양의 턱잎이 있어 쉽게 구별 할 수가 있다.

갯버들도 물가에서 자라고 키는 작고 뿌리 근처에서 가지가 많이 나오며 어린 가지는 노란 빛이 돌고 제방의 방수림으로 적당하며 1-2년생 가지는 꽃꽂이 소재로 사용되고 봄소식을 알려주는 나무로 우리와 친근한 나무 중의 하나이다.

용버들은 고수버들 또는 파마버들이라고 하는데 원줄기와 큰 가지는 위로 자라지만 작은가지는 밑으로 처지고 꼬불꼬불하고 용이 꿈틀거리며 올라가는 형상과 비슷하여 용버들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고 작은가지는 붉은 갈색으로 풍치림이나 가로수로 심고 공예품의 재료나 꽃꽂이의 소재로 사용한다.

미루나무나 포플러나무는 한 때 가로수로 많이 이용되었으며, 장흥의 어느 지방도로에는 지금도 위용을 자랑하고 있으며, 은백양이나 사시나무 종류는 그늘이 두껍고 넓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학교나 공장에 많이 심었다.

은백양은 1900년도 초에 미국의 선교사에 의해 들어와 광주에서는 수피아여고는 물론 양림동산의 일부에 심어진 흑호도나무와 함께 거창하게 자라고 있으며, 임동(林洞)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광주천 주변의 수양버들과 전 일신방직공장 앞 도로에는 지금도 커다란 몸통을 자랑하며 가로수와 녹음수 또는 차폐수로 역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버들이라고 부르는 수양버들이나 용버들 처럼 세찬 바람에도 꺾이지 않고 헝클어지지도 않으며 자연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중용(中庸)의 도(道)를 알게 되었고 가지를 꺾어 땅아 꽃아 놓으면 뿌리가 아주 잘 나오기 때문에 버드나무는 정화와 재탄생 그리고 풍요로운 출산의 상징은 물론 시와 예술에서 버드나무는 평화와 인내 및 끈기 등을 상징하는 식물로 많이 등장한다.

이처럼 동양에서는 버드나무를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과 가지를 잘라 땅에 꼽기만 하면 클론처럼 복제되는 나무의 특성에서 사람이 살면서 지켜야 할 도리를 배우는 것에 비하여 서양에서는 외양의 모습만 보고 귀신을 닮아 저주받은 나무로 사람들과 가까이 하지 않는 나무이다.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으로 올라갈 때 로마 병정들이 버들가지로 매질을 했다고 하여 몹쓸 나무로 여기고 있으며, 예수를 고발한 유다가 목매어 자살한 나무가 버드나무이며 악마가 깃든 나무라고 손가락질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돼 있던 나폴레옹이 버드나무 아래에서 재기의 칼날을 갈았으나 끝내 그 꿈을 펼치지 못하였다고 한다.

장미와 버드나무 그리고 까치를 그린 민화를 해석 할 때 장미의 젊음과 청춘(靑春) 그리고 버드나무의 버들 류(柳)와 동음인 留(머무를 留)로 해석하면서 오래도록 청춘의 즐거움을 누린다는 뜻을 표현한다고 한다.

물새는 물 위를 헤엄쳐 다니거나 물가에 사는 새를 말하고 미술품에서는 수금(水禽)이라 하여 오리나 원앙과 같이 물 위를 헤엄쳐 다니는 새들이 주로 표현하고 있으며, 물새는 물가의 식물인 버드나무나 연꽃과 함께 그리는데 이때의 버드나무는 머물 류(留)의 뜻으로 최고(甲)를 의미하는 오리(鴨)와 함께 “장원급제의 행운이 함께 하길”원하는 소망의 의미가 된다.

버드나무는 민속신앙에서 보면 매우 신성한 나무로 각종 설화나 문학, 미술, 종교에 등장하고 남녀의 만남을 매개하는 단적인 이유로 대동강변의 버드나무는 가지가 모두 잘려 몸뚱이만 있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존재가 버드나무이기 때문에 금방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일반적인 민속신앙에서 보는 버드나무는 생명력이 강해 귀신을 쫓는다는 이야기가 제주도에서 전하여 내려오고 있다.

버드나무 유(柳)는 목(木)과 묘(卯)를 합친 글자로 묘가 동쪽 즉 춘양(春陽)을 의미하므로 버드나무는 음을 굴복시키고 악마를 물리치는 나무로 여겼기 때문에 오월에 버드나무를 꺾어 문 위에 걸어 놓으면 사악한 귀신을 물리칠 수 있다는 설이 있다.

소나무와 대나무가 강직하고 지조 있는 선비를 뜻한다면 버드나무는 미인에 비유되고 중국 여인의 호리호리한 허리를 유요(柳腰)라 하였고 가는 허리를 가진 미인의 애교 어린 몸짓을 유태(柳態)라 하고 버들잎 같이 아름다운 눈썹(柳葉眉)을 가진 미인을 최고라 했고 실바람에 흔들리는 버들가지의 일렁임을 유랑(柳浪)이라 하면서 버드나무의 유연함을 여인에 비유하고 “山鷄野鶩 (산계야목) 산 꿩과 들오리는 家莫能馴 (가막능순) 가축으로 길 들일수 없고, 路柳墻花 (노류장화) 길가 버드나무와 담장의 장미는 人皆可折 (인개가절) 오고가는 사람들이 꺾는다”. 라는 시에서 노류장화(路柳墻花)의 뜻을 풀어보면 기생이나 술집 여자를 말하는데 술집여자의 간드러지는 애교를 낭창낭창하게 늘어지는 버들의 모습과 비유한 것이고 물가의 버드나무처럼 허약한 체질을 가진 사람을 포류지질(蒲柳之質)이라고 했다.

 

버드나무의 이야기로는 고구려를 건국한 고주몽(高朱蒙)의 어머니는 유화부인(柳花婦人)이며 버드나무는 우리민족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평양의 옛 이름이 유도(柳都)인 것을 보면 미루어 짐작 할 수가 있다.

고려 태조 왕건이 나주의 어느 마을을 지나면서 목이 말라 물을 청하자 버들잎을 물바가지에 띄워 주는 영리한 처녀를 맞이하여 왕비로 삼았다고 하며 나주에서 가까운 영암군 모정마을의 원풍정에서 바라보는 모정지는 500년 가까이 된 저수지로 귀퉁이에 원래 1722년에 담헌 이하곤선생이 세운 쌍취정이란 정자가 160년 전까지 있었다.

지금은 1934년에 새로 지은 원풍정만 있는데 정자 주변에 1만그루의 버드나무를 심었는데, 방문을 열면 월출산의 푸름이 한 눈에 들어온다는 기록이 전해져 내려오지만 지금은 버드나무는 다 베어버리고 없다.

 

바드나무의 용도는 고려시대에는 화살을 만들었는데 송나라의 서긍(徐兢)이 쓴 고려도경에 고려는 대(竹)를 사용하지 않고 버드나무 가지로 만들어 멀리 나가기는 해도 힘은 적다라고 했고 버들나무를 태워 만든 숯을 유탄(柳炭)이라고 하는데 부드러워 종이에 잘 써지고 잘 지워져 밑그림을 그리는데 많이 사용했다.

연한 보리의 줄기를 이용하여 만든 보리피리가 있는 것처럼 호드기는 봄에 물이 오른 버드나무나 미류나무의 가느다란 가지를 이용하여 만드는데 새끼손가락 굵기의 나뭇가지를 꺾어 만들고자하는 호드기의 길이만큼 양끝에 칼집을 빙 돌려내고 칼집 낸 부분을 비틀면 나무껍질이 분리되어 빠진다.

분리된 껍질에서 입을 대고 부는 부분은 겉껍질을 벗기고 속껍질이 드러나게 한 다음 납작하게 눌러서 입에 대고 불면 소리가 나는데, 호드기는 굵고 길수록 탁하고 낮은 소리가 나고 길이가 짧고 가늘수록 높고 맑은 음이 나며, 호드기의 구멍이 클수록 낮은 음이 나고 작을수록 높은 음이 나는 것은 다른 관악기와 비슷하다.

처음에는 보리피리처럼 단순하게 불어 소리를 내다가 중간에 작은 구멍을 내서 피리나 단소와 같이 만들어 간단한 연주를 할 수가 있으며, 우리 전통악기인 피리나 태평소는 몸통 부분에 관대와 서(舌), 동구(銅口), 동팔랑(銅八郞)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관대는 대추나무나 버드나무의 속을 파내어 만든다.

 

겨울철에 신발에 덧대어 신어 눈 위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착용하는 신을 설피라고 하는데 다래넝쿨이나 물푸레나무, 노간주나무, 버드나무와 같이 부드러운 나무를 이용하여 테를 만들고 오늘날의 아이젠 같은 신을 사발이라고 하는데 버드나무로 테를 만들고 참나무로 발톱을 깎아 붙혀 미끄러지는 것을 막는 신발을 만들어 신었다.

버드나무로 만드는 키, 채반, 일회용 나무젓가락, 성냥의 화목, 나무상자, 지팡이, 가면, 채상, 자리, 방석으로 사용하였고 재질이 가볍고 무르며 뒤틀리지 않으며 옹이도 적은 것이 장점이 있으나 건조 중에 수축이 많은 발생하며 내구성이 적은 것이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교한 목공예에 많이 사용되고 나주반상의 상다리 부분도 버드나무를 깎아서 만든다.

중국의 따수화라는 “태양의눈물”축제가 시작되면 쇳물을 녹여 나무바가지로 쇳물을 떠 벽에 뿌리는 행사를 하는데 이때 쇳물을 떠 뿌리는 바가지는 1600℃에도 견딜 수 있는 버드나무로 만든다고 한다.

 

고신(拷訊)은 범죄의 자백을 받기위해 신체적인 고통을 가하는 것을 말하고 신장은 징벌도구를 이르는 말인데 태형(笞刑)과 장형(杖刑)과는 다르게 버드나무로 넓죽하고 길게 만들어 죄인을 타격하는 징벌도구로 이용되었다는 기록은 있으나 전해지는 것은 없다.

상례 중에 반함은 습(襲)을 마치고 상주가 주검의 입 안에 물에 불린 쌀을 버드나무 수저로 구슬과 쌀을 물려주는 것을 말하고 버드나무가 없을 때는 지폐를 접어서 쌀을 떠 넣는데 이것은 저승 갈 때 노자로 쓰라고 반 토막 낸 동전 세 닢을 입에 물려주는 것을 말한다.

참최(斬衰:조부나 부(父)의 상)에 거친 삼배로 아랫단을 꿰매지 않고 접어 만든 수의)의 상을 당했을 때는 상제가 저장(苴杖)이라는 지팡이를 짚고 있는데 거무스름한 대나무로 만든 지팡이를 말하고, 자최(齊衰)의 대상이 되는 상제의 경우에는 삭장(削杖)이라는 지팡이를 짚고 있는데, 삭장(削杖)의 재료는 오동나무나 버드나무를 같이 쓰고 있다.

대나무 지팡이는 뿌리 부분을 땅 쪽으로 오동나무나 버드나무 지팡이는 네모나게 깎은 부분을 아래를 향하도록 짚는데 네모는 땅을 상징하는 것이고 손잡이 부분을 둥글게 하는 것은 우주 즉 하늘을 뜻하는 것으로 영혼이 땅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 영원히 살기를 기원하는 뜻도 담겨있다.

불교에서는 33분의 관세음보살 중 한 분인 양류관음(楊柳觀音)은 중생의 병고(病苦)를 덜어주는 보살로 자비심이 많고 중생의 소원을 들어줌이 마치 버드나무가 바람에 나부낌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 양류관음이다.

양류관음의 탄생배경은 인도의 바이샬리라는 지역에서 역병이 유행했을 당시, 병을 제거해 달라는 사람들의 기도에 관음이 나타나 버드나무 가지와 정수(淨水)를 손에 들고 병을 없애는 주문을 가르쳤다고 한다.

 

버드나무 수액은 해독성분을 갖고 있어 잘 먹지 못하고 겨울을 난 아이들의 잔병치레를 막아주려는 사랑의 지혜가 버들피리 속에 담겨져 있는데 그것은 버드나무의 껍질을 입술로 물고 피리를 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씁쓰름한 성분을 섭취하게 되고 통풍이나 기타 질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 된 버드나무 차는 관절염을 치료하는데 사용되었으며 이순신 장군이 낙마하였을 때 버드나무 껍질을 벗겨 다리를 묶었던 것도 버드나무가 골절상을 당했을 때 통증을 줄여준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버드나무 껍질에는 탄닌, 플로보노이드, 아스코로빈산, 살리실산, 각종 배당체가 들어 있으며 이런 성분은 진통, 해열, 소염효과가 있으며 버드나무에서 추출된 성분으로 아스피린을 만들었고 살리신이라는 성분은 장티프스나 류마치즘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으며, 관상동맥경화로 인한 심장병이나 화상, 재생성빈혈, 오십견이나 골절에도 일정한 효과가 있으며 치약이나 칫솔이 없을 때는 버드나무의 줄기로 이를 깨끗하게 닦아내기도 했다.

(**. 버드나무과의 나무를 통틀어 이야기하였으므로 오류가 있거나 중복되는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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