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들 이야기
부들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부들, 좀부들, 애기부들이 있으며 사는 곳은 습지로 물이 고여 있는 곳에서 더 잘 자라고 근경은 옆으로 뻗으며 흰색으로 수염뿌리가 있으며, 줄기는 단단하고 줄기와 잎은 서로 어긋나고 잎의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잎의 밑둥은 줄기를 감싸며 길고 부드럽다.
연못이나 냇가의 가장자리의 습지에서 잘 자라는 애기부들은 암꽃(pistillate)의 위에 수꽃(staminate)이 원기둥 모양으로 달리고 일본 필리핀 중국 우리나라에 분포하며, 꽃가루받이는 보통 맑은 여름 습도가 거의 없는 뜨거운 햇볕 속에서 이루어지는데, 이때 수꽃의 수술은 미세한 바람에도 잘 흔드리며 꽃가루를 내보내는 풍매화에 해당한다.
꽃과 열매의 모양으로 보아서는 구별이 잘 안되고 똑 같은 모양으로 비슷해 꽃이 피고 열매가 맺을 때 까지 그대로 있다가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올 무렵에는 솜방망이처럼 부풀어 오르며 떨어져 나간다.
그러나 애기부들은 꽃가루를 내보내고 나면 수꽃(staminate)의 이삭차례가 붙어 있었던 흔적만 남기고 떨어져 버려 관심을 갖지 않으면 떨어지는 모습은 관찰 할 수가 없다.
부들의 이름은 암꽃 화서의 질감에서 따온 말이다라는 이야기와 잎이 부들부들하고 꽃이삭의 감촉이 매우 부드러워 부들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와 꽃가루받이가 일어날 때 부들부들 떨기 때문에 부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 이야기에는 별로 동의하고 싶지는 않다.
부드럽다는 우리말에서 부들로 변화되었을 것으로 보는 이유는 지역에 따라 부들, 부드리라고도 부르는 것을 보면 알수가 있고 한자로는 포초(蒲草), 향포(香蒲), 꽃가루가 노란색이라서 초포황(草蒲黃), 포화(蒲花), 꽃차례가 방망이 같다하여 포봉두화(蒲棒頭花), 수납촉화분(水蠟燭花粉), 약, 포초. 포봉. 포채. 약초. 갈초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는 부들, 애기부들, 좀부들이 있고 구별하는 방법은 잎과 이삭으로 구별하는데 잎으로 구별하는 것은 거의 어렵고 일부에서는 큰부들을 추가하여 부들과 구별한다.
부들을 처음으로 접하고 무작정 외워 암기하였을 때 위아래의 굵기가 같으며 잘 생긴 핫도그 모양을 하는것은 좀부들, 잘 생긴 핫도그의 윗쪽 부분을 막대형 아이스크림을 녹혀가며 아주 천천히 빨아 먹을 때 꼬리 같은 모양을 하면 부들, 애기들은 두개의 핫도그를 주면 무척 좋아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윗쪽의 핫도그가 흔적만 남기고 사라져 버리는 애기부들, 좀부들의 핫도그 색은 칙칙하며 노리끼리하고 부들은 붉은빛이 도는 갈색, 그 중간 정도의 색상의 것이 애기부들이라며 기억을 했다.
부들은 습하고 거름기가 많고 부드러운 흙만 있다면 잘 자라고 키가 크고 부드럽기 때문에(1m~2m 정도) 줄기와 잎을 갈라 짠 돗자리는 부들자리 또는 늘자리라 부르면서 최고급이었으며, 질기고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성이 있는 잎을 말려서 자리나 방석을 만들었으며, 물건을 덮거나 햇빛을 가리는 발, 잎이 물을 쉽게 흡수하지 못하고 가볍기 때문에 비올 때 머리나 어깨에 두르거나 쓰며 우의역활을 했던 도롱이, 가을에 부들의 꽃차례를 햇볕에 말려 부풀어 오르면 옷을 만들 때 속에 넣어 추위를 막았고 이불을 만들어 덮었으며, 그외에도 짚신, 부채와 소쿠리와 같은 생활용품울 만드는데 아주 중요한 역활을 했고 면침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전한 시대에 씌어진 예기(禮記)에도 부들 자리가 왕실에서도 쓰였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는데 왕이 욕탕에서 나와 부들 돗자리에 서서 옷을 걸치고 몸을 말린다라고 기록이 있으며, 문학적인 소재로 사용되어 전해지고 있는 기록을 보면 중국의 시경(詩經)에서는 부들을 남성, 연꽃을 여성에 비유하며 조화롭게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부들과 연꽃이 피어 있는 연못가에서 한 여인이 멀리 떨어져 있는 남자를 그리워한다는 시가 전해져 오고 있으며, 부들의 잎과 줄기의 생김새가 호탕한 성격을 갖고 있어 남성적이고 연꽃의 꽃잎은 여성스럽다는 점에서 남자와 여자가 서로 가까이 있으면 좋을텐데, 나는 홀로 있으니 눈물만 흐른다고 그리운 마음을 호소하고 있는 시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배고프던 시절에는 봄에 돋아나는 모든 새싹을 데치거나 삶거나 튀겨 먹었는데 독성을 제거한 부들의 새싹(포저)도 소금에 절여 나물로 먹었으며, 중국의 일부 지방에서는 지금도 요리의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의 부들은 꽃꽂이의 소재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데 모나지 않고 투박한 듯 하면서도 부드러운 곡선이 아름답고 직선의 호방함 때문에 현대적 감각을 표현하는 작품의 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책상 위의 아름다움보다 동양적 사고 방식의 대범함으로 정원을 만들 때 연꽃과 부들은 정원의 가치를 올려주는 중요한 소재가 된다.
부들이 있는 정원의 연못에는 자연스럽게 몸을 숨기거나 작은 집을 만들며 사는 새의 보금자리로도 손색이 없고 봄에 올라오는 새싹에서부터 겨울에 솜처럼 피어나는 꽃차례의 아름다음에 강렬한 햇빛이라도 당도하면 그 황홀함에 잠시나마 세상을 잊어버릴 수도 있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다.
집안의 정원에 연못을 만들었는데 자칫하면 물관리를 못해 낭패를 볼수도 있는데 수질정화 식물로 최고의 경지에 오른 부들을 사용하면 왠만한 작은 실수는 부들이 해결해 줄 수도 있다.
부들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미 세정제와 치약을 만들었고 (주)나노톡스텍은 세계 최초로 부들로 인쇄용지를 만들었는데 기존의 펄프용지보다 생산비를 40%나 줄였으며, 목재를 이용하는 펄프용지로 인하여 파괴되는 환경적인 측면을 해결하였다.
부들은 여러해살이 풀로 매년 자라나기 때문에 원료의 공급으로 인한 자연환경의 훼손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으며 부들의 인쇄용지의 질도 펄프용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산업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논이라는 습지에서 벼 대신 부들을 재배하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아 농촌에서 이색적인 경치을 볼 수가 있을 것도 같다.
연구교수 출신인 이성은 박사와 박병수 박사가 설립한 (주)나노톡스텍은 부들을 이용해 바이오에탄올과 종이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국내외에 특허를 출원했으며 미국 노스다코타 주와 24만여㏊의 부들 군락지를 독점 사용하는 내용의 투자협정을 체결했다고 한다.
한방에서 이용되고 있는 부들은 혈전분해, 이뇨, 지혈, 소염작용이 있으며, 부들의 꽃가루를 포황이라고 하며, 6월에 수꽃 이삭을 따서 햇볕에 말린 다음 꽃가루을 털어 채로 쳐서 약재로 사용하는데 그 성분을 살펴보면 이소람네틴, 팔미틴산, 스테아린산, 정유성분이 있으며, 탄수화물, 리포이드, 루틴, 펜타코잔, 시토스테롤, 정유성분이 있고 뿌리에는 녹말과 당분과 칼슘성분이 들어있다.
꽃가루(포황) 에 들어있는 후라보노이드 배당체인 이소라미네틴과 지방유는 세포조직을 조이는 수렴작용이 있어 혈관을 수축시켜 출혈을 멎게 하는 지혈제로서의 역할을 하여 각종 출혈과 월경불순 등에 효과가 있고 악성종기에도 효과가 있으며, 지방유의 경우 상처입은 피부를 감싸줌으로써 외부로부터의 공기나 세균 등의 침입을 막고 상처를 보호해 자연치유가 가능하게 도와준다.
요즘 농촌에서의 부들은 골치 아픈 잡초로 취급되고 있으며, 벼농사가 일정한 소득을 올려주지 못하므로 폐농하는 농지가 많은데 자연스럽게 관리가 되지 않아 적당하게 물이 있고 토양이 비옥하면 급속도로 번식하는 부들의 특성으로 인하여 일이년 사이에 논은 부들이나 갈대, 줄등이 점령해버리고 만다.
그 중에서도 근처에 부들이 자라는 폐농지가 있는 곳이라면 바람을 타고 날라 온 부들의 씨는 무차별하게 발아가 잘되는 성질로 인하여 벼농사를 짓고 있는 논에도 침범하여 발아하면서 뿌리세력을 확장하는 성질이 있어 일일이 손으로 뽑아 주어야 하는데 뽑다가 일부분의 뿌리가 끊어지면 여지없이 마디 부분에서 새싹을 밀어 올린다.
이렇게 형성된 부들이나 줄, 갈대는 빠르게 밭(한가지 식물만 자라면)을 이루며 온갖 동물을 불러모아 벼농사에는 이차적 피해를 주는 동물의 은신처가 되어 골머리가 아픈 곳이 되고있어 농부는 시경에서 처럼 낭만적인 시상을 떠 올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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