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깔크막의 풀 나무 이야기

참죽나무 이야기

깔크막 2010. 3. 20. 20:01

참죽나무 이야기

 

참죽나무는 중국 원산으로 중부 이남의 마을 근처에 심는 나무로 멀구슬나무과에 속하고 토심이 깊고 비옥하며 습윤한 곳에서 잘 자라고 비교적 햇빛이 잘 드는 곳을 좋아하는 나무로 높이 20m, 흉고는 70㎝정도로 자라는 키가 큰 나무이다.

수피는 세로로 길고 거칠게 갈라지고 거친 수피의 속살은 붉은색이나 암갈색을 띠고 꽃과 줄기와 잎에서는 독특하게도 역겨운 냄새가 나고 꽃에는 꿀이 많아서 벌들이 많이 모여들고 5수성으로 흰색이지만 꽃은 보잘 것 없이 쌀 정도로 작고 향기가 역겨워 관상화로는 적당하지 않다.

열매는 삭과로 다섯 쪽으로 아름답게 벌어지며 씨는 노출되고 날개가 있으며 씨가 붙어있던 자방은 스펀지처럼 푸석푸석 하고 열매가 붙은 가지가 통째로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면 꽃보다 오히려 더 아름답다.

어렸을 때 우리 집의 울타리를 따라 자라고 있었던 참죽나무의 일부는 우리 집을 이루는 대들보는 물론 기둥에 사용되었고 그때 함께 자라고 있었던 은행나무는 문설주를 만들었으며, 옻나무도 엄청 커서 기둥감 정도로 자랐는데 동네사람들이 옻이 오를까봐 불안해하여 베어 집을 짓는데 사용하였다.

옻나무의 속살은 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정도로 노르스름한 바탕에 거무스름한 무늬가 있어 매우 아름다우며 당시에 키는 15m, 흉고의 굵기가 키 작은 어른이 안을 정도로 커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고도 남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유난히 나무를 좋아하셨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참죽나무(까중나무, 까죽나무), 삼나무(스기나무), 감나무, 팽나무, 복숭아나무, 앵도나무(앵두나무), 배나무, 은행나무, 오동나무, 옻나무, 때죽나무, 해송(소나무), 참나무(상수리나무), 살구나무, 매화나무, 나무수국, 대나무가 울타리를 따라 즐비하여 여름이면 온갖 새들이 아침과 저녁으로 노래하였고 그 속에서 사춘기를 오롯하게 보낸 탓으로 나무와 풀과 물과 바람이 있는 숲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으며 숲이 우거진 곳에 살고 있던 60년대 여름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덥고 건조했으나 우리 집 마루에 앉아 있으면 그 흔 하디 흔한 부채도 필요 없이 한 여름 낮에 낮잠을 늘어지게 잘 수 있었던 소중한 기억이 있다.

 

봄이면 새싹을 채취하기 위해 커다란 참죽나무를 올라가야 했는데 오를 때에는 수피가 억세고 너덜너덜하여 올라가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팔과 허벅지등에 상처를 입을 수가 있는 나무로 오래된 가지는 굉장히 강하나 새 가지는 힘없이 잘 부러지는 특성이 있으며, 뿌리를 보면 붉은색으로 수분이 많고 껍질은 두꺼운 편으로 아주 잘 벗겨지고 물렁물렁하여 잘 부러지므로 집안에 심었다가는 태풍이 불기라도 하면 걱정을 하게 되어있는 나무이다.

실제로 우리 집도 참죽나무를 태풍 삼바가 휘감고 돌면서 앞 집 지붕을 덮치는 바람에 분수대처럼 퍼붓던 빗속에서 참죽나무를 전기톱으로 잘라내며 무너질 수도 있는 집을 보전하려고 했던 해가 있었고 또 한번은 옆집을 덮쳤을 때는 스래트로 된 지붕을 교체하여 주기도 했다.

참죽나무처럼 거대하게 자라는 나무는 아무리 뿌리가 깊게 드는 느릅나무과의 나무라고 하더라도 절대 집 근처에 심는 것은 위험하고 참죽나무의 기억으로는 노랗고 앙증맞게 작고 머리의 뿔 같은 털은 갈색으로 몸의 군데군데 털이 나있는데 이 쐐기에 살갗이라도 닿았다가는 비명을 지르며 아파했고 간지러워 긁기라도 하면 살 속까지 파고드는 아픔에 고생을 했으며, 바람이 불면 쐐기의 털이 날려 살갗에 닿으면 쐐기에 직접 쏘인 것처럼 아팠던 기억이 있는 나무이다.

어렸을 때(초등학교) 여름이면 날아오는 꾀꼬리의 아름다운 노랫소리와 떨매미(“떠얼 떠얼 떨”하고 우는 매미로 소리가 엄청 큼)가 요란하게 우는 소리와 묘하게 조화를 이룰 때는 떨매미가 점심때가 되었다는 신호를 보내던 참죽나무가 있는 골목 그늘에서 엿장사가 신나게 가위질을 하다가 놀래 죽을 뻔 한일이 일어났는데 참죽나무 꼭대기에서 커다란 구렁이 두 마리가 엿판으로 떨어져 엿장수는 물론 엿장수 주위에 있던 우리들 모두가 혼비백산했던 일도 기억이 난다.

 

우리 집에서는 참죽나무를 까죽나무(까중나무)라고 불렀는데 수피가 가죽처럼 너덜너덜 조각조각 거칠게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부르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아직도 우리 동네에서는 까죽나무(까중나무)라고 부르고 있다.

나무를 배우면서 알게 되었지만 참죽나무를 참중나무, 죽순나무, 가죽나무, 까중나무, 까죽나무라고 불러 진짜 소태나무과의 가죽나무와 혼동을 주었는데 참죽나무와 잎의 모양이 비슷하고 냄새가 고약하여 같이 부르게 되었으며, 중국에서도 참죽나무를 향춘(香椿)이라 하고 가죽나무를 저향(樗香)이라고도 하는데 춘(椿)은 참죽나무 椿으로 신령스런 나무와 장수를 뜻하고 아버지에 비유될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는 나무이며, 저(樗)는 가죽나무 樗로 쓸모없는 나무를 나타낸다.

참죽나무는 실제 목재의 가치가 매우 뛰어나나 가죽나무의 목재는 거의 쓸모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장작으로 사용해도 잘 타지 않고 물에 젖으면 쉽게 섞어 버린다.

가죽나무를 가중나무라고도 부르는데 한자로 표기하면 假僧木(가승목)인 것으로 보아 사찰에서 즐겨먹은 참죽나무와 달리 먹지 못하는 가짜 중나무라는 뜻의 假僧木(가중나무)이라 부르게 되었고 참죽나무는 순(새싹)을 먹을 수 있어 주로 사찰 주변에 심어 스님들이 심고 가꾸어 진승목(眞僧木)이라 불렀고 향신료 대용으로 사용한데서 이름이 붙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절 근처에 심어져 있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으며, 나무가 비슷하고 향기도 비슷하지만 죽순처럼 올라오는 새싹을 먹을 수가 있어 죽나무에 참을 부쳐 참죽나무라고 부르게 되었고 먹지 못한다고 하여 가죽나무라고 불렀다고 한다.

 

참죽나무는 이른 봄부터 붉은 색을 띤 새순이 나오는데 첫 수확은 4월 중순경에 하고, 2차 로 5월 중·하순경에 새순이 적색을 띠고 10~15cm 정도가 되었을 때 따다가 살짝 데쳐 우려낸 다음에 나물로 무쳐 먹으면 독특한 향과 고소한 맛이 일품으로 동의보감에서는 피를 맑게 해 주고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참죽나무의 연한 새순을 따서 뜨거운 물에 데쳐 찹쌀풀을 진하게 쑤어 새싹의 앞뒤에 골고루 발라 말렸다가 참기름을 두르고 무쇠 솥에 볶아서 먹는 부각의 맛은 일품이었으나, 어렸을 기억으로는 부각과 자반 이외는 만들어 먹는 것을 본 적이 없으나 요즘은 음식문화가 발달하여 생으로 무침을 해먹거나 살짝 데쳐 초고추장을 발라 먹고 전, 쌈, 튀김, 짱아지와 같은 밑반찬을 만들기도 하고 말려서 보관했다가 먹기도 하지만 한 때 인체에 해롭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참죽나무 새순을 멀리했던 기억도 있다.

 

참죽나무는 녹음수나 독립수로 적당하여 마을 외곽의 울타리에 심으면 좋으나 집과 가까운 곳에 심으면 뜻하지 않는 근심을 부르게 되나 맹아력이 좋고 생장이 빠르고 목재로의 가치가 매우 뛰어나고 수명이 길고 단단하고 결이 좋고 목재는 담홍색 또는 흑갈색으로 광택이 있고 무늬가 아름다우며 가공이 용이하고 뒤틀리거나 갈라지지 않아 기구재, 가구재, 건축재, 악기재, 농기구등 최고급 용재로 이용되어 왔다.

참죽나무 목재는 담홍색 무늬가 아름답고 고와서 가구나 악기 재료로 최상이었으며, 보존성이 높고 습기에 매우 강하고 절삭 가공면이 아름답고 광택이 있어 최고급 가구재를 만들었고 배를 만드는 목재로도 최상을 쳐주어 한 때는 배를 만드는 사람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참죽나무를 사가고는 했는데 프라스틱이 득세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참죽나무는 뒷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참죽나무의 줄기와 뿌리의 껍질은 소화기능 강화에 약용으로 이용되며 뿌리는 염료로 널리 쓰이고 있으며 참죽나무의 수피는 달여서 여성의 산후 출혈의 지혈제로 특효가 있어 민간 에서 널리 사용되었고, 수렴제, 지사제, 종기, 살충의 약리효과도 있다. 

수피나 근피는 椿白皮(춘백피), 잎은 椿葉(춘엽), 열매는 香椿子(향춘자), 樹液(수액)은 椿尖油(춘첨유)라 하며 약용한다.

椿白皮(춘백피)는 연중 채취 할 수 있으나 나무에 물이 오르기 시작하는 봄에 벗기기가 쉽고 수피에는 toosendanin, sterol, tannin이 함유되어 있고 椿葉(춘엽)에는 잎에는 carotene 및 비타민 B와 C가 함유되어 있어 소염, 해독, 살충작용이 있으나 많이 먹으면 안된다.

香椿子(향춘자)는 거풍작용이 있으며, 춘첨유는 10월에서 11월에 채취하여 약용한다.

 

참죽나무 새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참죽나무밭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때 실생으로 번식시킬려면 종자를 채취해야하는데 열매가 완전히 성숙하고 익어 터지기 직전인 9월 하순에서 10월 초순에 채취해야하고 시기가 늦으면 열매가 터져서 종자가 날아 가버리므로 열매가 벌어지기 전에 채취해서 놔두면 씨가 나온다.

채취한 종자는 상온에 저장하였다가 파종하기 직전 물에 2~3일 동안 물에 담갔다가 젖은 모래와 혼합하여 일주일 정도 놔두면 휴면타파가 되는데 춘파의 경우 3~4월, 직파의 경우 10~11월에 파종하면 발아률이 높아진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무성번식(뿌리꽂이)이 있는데 늦가을에 뿌리를 캐내어 길이 5-7㎝로 잘라 밭에 가매장하였다 다음해 3~4월에 20㎝간격으로 10㎝깊이로 꽂은 뒤 5㎝ 두께로 흙을 덮고 그 위를 볏짚을 덮어 건조를 방지해 주면 되고 낙엽 직후인 10월 하순이나 새싹이 피기 직전인 3월 하순보다는 수액 이동이 시작되기 직전인 2월 하순에 근삽을 실시하는 것이 참죽나무를 심고 가꾸는 시간을 단축하여 새싹을 활용하여 부가가치가 높은 농산물(임산물)로 가공하여 농민들의 소득증대에 한몫을 하고 질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여 국민건강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