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양(그곳의주민은 이렇게 발음한다.)옥룡면에 들어서는 초입에서 엄마 품처럼 둘러 쌍인 백계산(해발504m)곱고 포근하게 맞아 주었다.
옥룡사지로 올라가는 길목은 옛날에 본 우리동네 고샅길과 다름이 없음을 알았다.
씨멘트로 포장만 안 되었다면 더욱 정감이 있는 길이 되었을 것이다.
오른 쪽 언덕 위에 조그만 열매가 달려있어 눈 길을 주어 살펴보니 씨를 털어낸 진달래가 하얀 몸매를 자랑이나 하려는 듯이 살포시 보여주었다.
발 걸음을 몇 발자욱 옮기기도 전에 매섭게 우리를 거절하는 듯한 옥룡사지 초입에서의 바람은 사라지고 뒷 꽁무니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의 심산유곡에 들어온 느낌을 받는 순간 당나라 양맥지가 이곳에 "옥녀탄금혈""옥녀배혈"의 명당이 있다고 했다는데 명당 탓이 아닌가 생각 해 보았다.
우리나라 절반의 절은 도선국사가 지었고 그 절반은 원효대사가 지었다고 한다면 맞을 것이라하며 웃었던 일도 있었다.
유명한 동백나무숲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와아" 하는 탄성과 함께 함께한 우리는 자연스럽게 동박새이야기로 화제가 옮겨감을 알았다.
물론 보지도 못한 사람으로 기대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교장은 "가만 있어봐"를 연발하며 조그만 키에 까치발 까지 하면서 한 쪽으로 고개를 내리면서 귀를 돌리는 모습이 호기심 많은 어린 학생의 진지한 모습이었다.
옥룡사지에서 눈에 보이는 나무들을 보면서 인사하고 나누고 퍼주고 야단 법석을 한참이나 떤 후에 꽃무릇 앞에서 한결 같이 "이제는 이름을 제대로 불러 주자"고 하였다.
옥룡사지에서 정리 되지 않는 역사의 현장을 보고 조금은 씁쓸 했지만 이곳에서 도선국사의 흔적은 아무데도 없어 서운 하였다.
운암사로 넘어가는 깔크막에서 동백숲의 진수를 보고 이것이 진정한 숲 길의 묘미라고 하며 동행한 학생 모두가 어린아이가 되어 버렸다.
언덕위에 노란 잔디가 비단처럼 펼쳐저 있어 우리는 이곳에 누가 먼저라고 할 것이 없이 무임승차를 하고 말았다.
"차를 뜨면 참 운치 있겠다"는 양교수님의 소녀 같은 모습에서 세월의 무상함을 보는 순간 조교수님의 정감 넘치는 너스레가 좌중의 배꼽을 넣었다 뺐다 또 한번 야단 법석이 되고 말았다.
우리는 지금 옥룡사지를 포함한 동백림이라는 역사의 사적지(제407호)속에 들어와 1000년전의 모습을 그리고 그리면서 운암사로 내려 갔다.
역사를 복원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을까?.
도선국사와 통진대사의 부도비가 양지바른 곳에 자리하고 그 밑의 운암사에서 들려오는 풍경소리는 왠지 귀에 거슬리는 것으로 보아 누군가가 소리의 어울림을 깜빡 했을지도 모른다는 너그러움이 소리를 묻어 주어 다행이었다.
비록 동박새와 쏙쏙 떨어지는 절절함이 가득 담긴 동백꽃은 보지 못했지만 귀여운 형주(2)민주(맞나?.)강아지의 재롱으로 대신하고 나니 서운함을 털어 낼 수가 있어 좋았다.
청담님,꿈꾸는민들래님,숲과햇살님,고구마깡님 그리고 처음이라 기억력의 한계에서 이름을 잃어버린 모든님들을 축령산 편백숲에서 또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안고 광주에 도착했다.
조교수님의 "자기동네 역활론"에 의해서 따뜻한 차 한잔에 좋은이야기를 오랜시간 나누어 주신 양.조 교수님과 이춘홍선생님의 이야기 소리가 오랫동안 귓전에 맴 돈다.(07s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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