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최악산(초악산 728m)가는 길
최악산 가는 길은 광주에서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하다 곡성 요금소에서 담양방향으로 좌회전을 하여 100m 쯤에 주유소 건너편으로 괴소리 마을 표지석을 따라 괴소리2구 마을회관 앞에서 주차를 하고 포장된 농로 길을 가다 좌측에 괴소저수지 제방을 건너면 최악산을 오르는 들머리가 된다.
들머리에는 신이대가 울창하게 자란 숲길을 지나면 소나무 길이 길게 이어지는데 출발하기 전에 억수로 퍼부었던 소낙비 덕에 산 아래에서부터 안개구름이 빠르게 산 위로 치고 달리는 모습이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것 처럼 아름다웠다.
가파르지 않는 소나무 길을 안개를 헤치며 걷는 기분은 신선이 구름 위를 걷는 기분하고 같지 않을까?. 한 낮인데도 100% 일식하는 날씨처럼 어둑어둑하고 발걸음 마져 허공에 터벅거리며 옮기다보면 이름도 없는 무명봉이 커다란 암벽을 자랑하며 발 아래로 밑이 보이지 않는 절벽을 보여주며 구름과 바람이 어울려 도저히 사람의 힘으로는 그려 낼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산수화를 보여 주었다.
바위와 어울려 일행을 긴장하게 만들고 소나무와 떡갈나무, 신갈나무, 정금나무 외에는 특별한 식생을 보여주지는 못한 산행이었지만 산의 이름에서 보듯이 최악산(最岳山,最樂山)이 되었든지 초악산(鷦嶽山)이 되었든지 산의 이름과 잘 어울리는 이름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최악산을 표기하는 한자에서 보면 최악산은 동악산(洞樂山)의 주 능선인 형제봉과 대장봉을 연결하는 서남쪽 한 자락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독자적인 이름을 갖고 있는 모습을 보면 지리적인 모습으로 보더라도 확연하게 동악산과 분리되어 보이지도 않는 모습에서 최악산(最樂山)이라고 표기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를 생각해 보면서 산이 온통 바위로 뒤 덮혀 最岳(嶽)山이라는 표기도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최악산이 있는 삼기면 주민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최악산을 초악산(鷦嶽山)이라고 하는데 산 위에 있는 바위들의 모습이 새를 닮아 초악산(鷦嶽山)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도 하고, 초악산 아래에 학혈이 있고 지형이 학의 형이며, 학이 날아가는 형태의 산이라서 초학산(鷦鶴山)으로 부르다 초악산(鷦嶽山)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옮겨지는 과정에서 실수로 최악산(最岳山)이 되었다고 한다.
본래의 이름을 찾아주어야 하는 것이 마땅한데 듣기만 했을 때는 최악산(最岳山)이라고 하니 최고로 나쁜 산 처럼 들리지만 동악산(洞樂山)과 같은 능선에 있고 뚜렷하게 구별이 되지 않는데도 최악산이라는 독자적인 이름을 갖고 있으며, 산에 오르면서 느낀 것이었지만 동악산(洞樂山북봉735m), 형제봉(동봉750m), 대장봉(서봉744m)과 앞봉, 736봉, 그 외 많은 봉우리와 비교해도 격이 떨어지거나 부족함이 없이 아름답고 쉽게 오르기에는 어렵고 산세가 깊고 물이 맑아 한자의 표기를 최악산(最樂山)으로 한다면 이 보다 더 좋은 산의 이름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드는 정말 오랫동안 기억 할 수 있는 산 중의 하나라고 말 하고 싶다.
바위마다 이름이 있고 바위 틈에 어떻게 자랐는지 대팻집나무가 너무나 싱싱하게 자라고 있고 그 흔한 부처손 하나 보이지 않는 깨끗한 바위에서 비에 젖은 바람과 구름이 감싸 돌며 별천지를 만들어 눈 앞의 모든 것을 감추고 있다가 최악산 능선에 줄지어 선 바위의 모습을 바라보니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는 것이 매우 안타까웠다.
최악산 정상에서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대장봉을 향해 올라가니 발 아래는 더 컴컴해지고 세상의 속된 것들을 모두 묻어버린 듯한 초악산의 품에서 또 다른 세상을 보았다.
8부 능선 아래에는 소나무와 대팻집나무, 떡갈나무, 소사나무, 정금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었는데 대장봉(입면 대장리의 뒷산에서 유래됨)으로 가는 길의 좌우에는 단풍나무, 노각나무, 서어나무가 새롭게 소나무를 틈으로 밀어내고 왕성하게 자라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형제봉을 향하다 안부에 위치한 헬기장(680m)의 덤불을 지나 원효대사가 길상암을 짓고 도를 닦다 깜빡 잠이 들었는데 16나한이 굽어보는 꿈을 꾸고 형제봉(성출봉)에 올라가보니 아라한 석상이 솟아 있어 길상암에 모시자 육시(불교에서 하루를 6등분하는 것)만 되면 하늘에서 음악이 울렸다는 원효계곡을 지나는데 사방에 멧돼지 전용 진흙 목욕탕이 곳곳에 있고 숲을 뒤지며 먹이 활동을 했던 흔적이 많았고 곳곳에 유난히도 많았던 배설물의 흔적으로 보아 멧돼지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던 일행이 앞서기를 쭈뼛쭈뼛하는 눈치가 보여 뒤에 있던 내가 왜(?) 불태산 멧돼지가 기억나 앞서기가 두렵지?.하니 아니라면서도 조심하는 눈치가 역역해 보였다.
멧돼지는 야행성이라 지금 이 시간에는 자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하며 꿩의다리와 참나물의 꽃이 흐드러지게 핀 계곡 길을 내려오니 옆에 흐르는 물소리와 새소리와 바람소리가 어울려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 내는 재주를 보며 동악산 도림사의 구곡처럼 널찍하고 평평한 바위를 흐르면서 소리없이 떨어지는 물소리가 들릴 듯 들리지 않고 암반에 옥구슬처럼 흐르는 물을 벗 삼아 등산화를 풀고 세상의 모든 시름을 풀어내 보았다.
인심 좋은 석청을 따는 부부를 만나 달콤하지만 결코 달지 않는 석청을 맛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부부의 정을 느끼며 오랫동안 초악산을 기억 할 수가 있을 것 같다.(09.09.12 산행했으나 사진을 찍을 수 없었던 사정으로 사진이 없음)
초악산은 물이 없으므로 괴소리에서 물을 준비해야 하고 산행구간은
괴소2구(200m--괴소재(250m)--철탑--무명봉--무명봉(697m)--최악산(728m)--대장봉(744m)--헬기장(680m)--원효계곡--채석장(250m)--서계리(웃동막에서 버스나 택시를 이용)--괴소리2구(5시간 30분. 일봉, 초악산 정상, 대장봉, 원효계곡에서 아주 많이 쉼)
초악산이 있는 주변의 마을을 살펴보면 삼기면의 삼기는 곡성, 담양, 벌교로 통하는 세 갈래 길이 있어 삼기면이라 했고 괴소1리인 연봉마을은 연화부수형, 괴소마을은 고양이형국, 금반마을은 소반형, 이며 율곡마을에는 태봉성지가 있으며, 학동은 학이 나는 형국이 있는 것으로 보아 초악산은 매우 좋은 산이 아닐 수가 없으며, 삼기에서 곡성읍으로 넘어가는 큰재가 괴티재인데 고양이가 쥐를 잡아 먹는 형국이며 태를 묻었다는 태봉성지가 있는 곳이다.
서계리는 읍의 제일 윗 쪽에 있다하여 東幕이었는데 서쪽에 계곡이 있다하여 서계리로 바뀌었고 서계리에는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소나무와 느티나무 노거수가 보호를 받고 있고 이곳에 채석장이 있는데 모습은 참담하지만 자연은 너그러움으로 사람이 파헤쳐 놓은 모습을 바꾸고 있는 중이었다.
삼기면은 남도문화제 최우수상을 수상했던 남계리 솟대제가 있는데 수상 뒤에도 계속하여 우리 문화를 이어가고 있는지는 모르겠고 수원 백씨 종가집이 전통과 유교문화를 중시하던 조선시대부터 전통을 이어오는 백계춘의 한옥이 있으며 아주 특별한 장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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