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농사꾼 깔크막의 농사 이야기

초보 농사꾼의 건답담수(산파)절충농법 벼농사 이야기

깔크막 2009. 5. 21. 11:22

초보 농사꾼 주제에 농사를 안다면 얼마나 안다고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다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혹시라도 이글을 읽고 나와 비슷하게 농사를 준비하고 있거나 농사방법을 바꾸어 보고 싶은데 실패를 하면 어쩌나 망설이는 농사꾼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글을 쓰고 있다.

 

지금 이 농사방법은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에 내려왔던 첫 해인 1996년의 이야기를 그때 썼던 영농기록을 참조하여 쓰고 있으며, 80의 중반에 들어선 아버지가 벼농사를 짓고 있었고 집에는 인력이라고는 편찮으셨던 어머니와 신체장애가 있는 동생이 있었지만 자식이 농사를 짓겠는 것을 완강하게 반대하셨던 아버지인지라 고향으로 내려와 농사를 돕는 것조차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눈치도 있었지만 그래도 도움이 되어 반기는 눈치였다.

그동안 벼농사는 다른 작물의 농사방법이나 재배기술보다는 부모님을 어렸을 때 부터 시간을 내어 도우다보니 저절로 벼 재배기술은 정립은 못했고 나만의 농사방법으로 발전을 시키지는 못하고 그저 남들이 하는 관행으로 짓는 방법을 조금 알고 있었으나 이왕 농사를 지으려면 벼농사에 대하여 공부를 하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서점으로 달려가 벼농사 재배기술 서적을 찾았다.

 

농민신문사 발행 신 농민 강좌시리즈 제1탄으로 발행된 “쌀농사 이렇게 지어라”를 사들고 줄치고 매모하고 백지에 간추려 요약하기를 몇 번하니 그래도 농사를 짓는 방법을 개량하고 농법을 바꾸는 것이 일손도 혁신적으로 줄 일 수가 있겠다는 일념으로 그해 농사는 직접 지어보기로 하니 아버지는 못내 미덥지가 않아 걱정을 하였으나 이왕 바꾸기로 한 것이니 확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가을에 경운하여 놓은 논을 어른 주먹 만 하게 로터리를 쳐 달라고 하니 쳐주기는 쳐주지만 이렇게 해도 농사가 되냐며 반문하였다.

재배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건답과 담수의 절충식” 농법이라고 성공사례에 나와 있었고 성공할 확률이 높아 보였으며 제초작업과 도복이 가장 우려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담수산파(무논재배법)방법 보다는 더 나을 것 같았으며, 만약에 도복이 우려되게 농사를 지었다면 도복 경감제가 있다는 사실과 어떤 농약에 도복 경감제 성분이 들어 있다는 자료까지 확보하고 로터리 치기 전에 종자를 관행의 방법으로 최아를 시키는데 뿌리가 나오게 하고 싹틔움의 정도는 눈이 봉긋하게 올라 온 상태에서 건져 그늘에서 5cm정도의 두께로 널고 그 위에 수분 증발을 막을 요량으로 부직포를 두껍게 덮고 바람이나 햇빛이 전혀 들어 갈 수 없을 정도로 한 다음에 밑거름으로 300평당 17-21-17의 복합비료를 300평 당 25kg을 살포하고 로터리 치고나서  기계로 고랑이나 배수로를 내고 막힌 부분을 통하게 하고 눈으로 보아서 깊다고 생각되는 지점의 논바닥을 대충 고르고 물을 흙이 적실 정도만 넣고 5월 6일 봉긋하게 최아 시킨 종자를 300평당 8kg 씩 뿌렸으며 밑거름을 적게 뿌린 이유는 매년 부산물인 볏짚은 가을에 절단하여 논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밑거름을 적게 뿌렸고 처음 하는 방법이라 혹시라도 과번무가 우려되어 비료의 사용량을 줄여 보았고 관행보다는 많이 뿌린 종자량은 어른 주먹만 하게 로타리를 쳤기 때문에 종자가 깊이 묻히는 경우와 혹시라도 입묘과정이 잘못되면 낭패다 싶어 권장량의 2배나 뿌리게 된 것이다.

 

종자를 뿌리고 논의 바닥이 전체적으로 고르지 못한 곳은 다시 도랑을 내어 배수로와 연결을 하고 파종 5일 후에 논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관수하여 즉시 낙수하고 7일간 눈그누기에 들어갔으며 참새의 피해와 혹시라도 있을 저온성해충을 예방 할 목적으로 해당 살충제를 300평 당 3kg을 살포하고 논을 둘러보니 어른 주먹만 하던 흙덩이는 물을 잔뜩 먹고 있었으나 더 잘게 로터리된 흙덩이는 벌써 무너지기 시작했으며, 논 바닥의 상태를 보아가며 관수량을 조절하기를 2회 정도 하고 나니 제법 입묘가 성공한 곳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입묘가 많은지 적은지는 솔직하게 당시에는 몰라 농사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초보농사꾼이 이런 상태로 입묘를 했다면 성공은 했으나 너무 빽빽하여 도복이 우려된다고 조언을 해주었고 물빠짐이 좋지 않았던 곳에서는 입묘 상태가 불량하였으며 파종 후 20일 만에 제초작업을 하는데 역시 초보라 농약의 사용방법과 약해를 이해하기가 어려워 5월 26일 제초농약(손노리입제)을 300평 당 1봉지씩 살포하고 2차 제초농약 살포는 6월20일 밧사그란을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지켜 사용했으며 분얼거름으로는 요소를 300평 당 10kg 정도(성분비 환산량)을 사용했으며 그 외 비료 살포는 벼의 상태를 보아가며 추비형태로 부족하다 싶은 곳만 부분적으로벌충하였고 이삭거름으로는질소와 인산을 재외하고  가리 미량요소를 적당하게 섞어 살포했으며 7월2일 도열병과 혹명나방을 예방 할 목적과 도복을 조금이라도 경감해 볼 요량으로 풍마네를 사용하였고 그 외에도 도열병 예방으로는 키타진 등을 교대로 사용하였다.

 

물떼기를 할 때는 엄청 강하게 하였고 그 외의 물은 간단관수로 흘려대기를 계속했으며, 벼가 누렇게 익었을 때(약 80%)가 되었을 때 물떼기를 완료하였고 여뀌등 키가 큰 잡초는 혹시라도 씨가 떨어져 다음 농사에 지장을 줄 까봐 철저하게 뽑아내어 버렸고 밑거름 주기 전에 규산질과 석회도 적정 사용량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꽤 많이 투입했고 미량요소들도 첨가했으나 정확한 기록이 없어 수치를 나열 할 수가 없었다.

가을까지 다른 집의 논은 상당부분이 도복되었으나 다행한 것은 도복이 전혀 없었던 이유로는 입묘상태가 고르게 잘 되었고 어른 주먹만 하던 흙덩이가 물을 흡수하면서 부셔져 내려 종자의 대부분을 흙속에 묻히게 하였으며 물관리를 철저히 하고 배수도랑을 만들고 적절하게 이용하였고 적정량 보다는 적은 비료를 살포하고 필요에 따라 벌충한 효과라고 생각되고 병충해 방제시에도 도복 경감제가 들어 있는 농약을 사용하였기 때문이라고 보면서 그래도 최고의 농사꾼은 자연이 아니었을까하며 그 공을 자연으로 돌리고 싶다.

물론 생전 처음 시도한 벼농사 재배기술을 시도하다보니 주의의 시선이 제일 무서웠고 그래서 어떻게든지 이번 농사는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늘 가슴을 누르고 있어 더 자주 더 큰 관심을 가지고 구석구석 살피고 시기를 놓치지 않고 비료하기, 사전에 예방위주로 농약하기, 모르면 묻고 해답은 책에서 찾기를 몸소 실천하면서 그 해 벼농사는 종자 뿌릴 때 동네 어르신들이 말씀 하시기를 “저 농사가 잘 될까?. 으응!. 잘되면 내 손에 장을 지지지?. **양반 자식 덕에 가을에 굶게 생겼네?. 굶기만 하겠어?. 팔딱 뛰다 어떻게 되는 것 아녀?.” 라며 손가락질 받던 벼농사가 결과만을 보자면 관심이 있었던 농사꾼들은 가을이 되어 수확철이 되자 논을 들여다보며 수확량을 예측해 보고 놀라기도 했었고 자칭 전문 농사꾼이라면서 손가락질을 했던 어른들도 나 없는 동안에 슬쩍 슬쩍 논 속에도 들어가 보고 “하아!. 그놈 그래도 엉뚱한 짓 하는 줄 알았는데 알차게 농사 지어놨네” “그래 우리보다 낫네. 그려!.” 좀 배워야 하겠다고 하더라고 어버지가 말씀 하셨다.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 계시지만 자식이 한다고 하니 믿고 맡겨는 주셨지만 동네 어른들의 심정보다 더 했을 것이라는 것을 13년이 지난 지금 영농일지를 보며 이글을 쓰고 있으니 괜히 가슴이 먹먹해지고 아버지가 몹시 보고파 진다.

아버지의 말씀이 “농사는 주인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 라고 하셨는데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는 다 같다는 것을 알면서 그래도 직장에 다니면서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천정부지로 솟은 인건비, 농기계를 다 갖출 수가 없어 일부의 농사를 대행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가 않으며,농번기철이 되면 서로 먼저 사용하려고 아우성이고 그러다보니 나와 같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농사를 짓는 사람은 사이가 특별하지 않으면 항상 농기게 사용 순서에서 밀리기 십상이었다.

사이를 조금이라도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농기계 사용비는 사전에 주거나 사용 직 후에 즉시 주고는 하였는데 여러 해를 지나다 보니 그것도 만성이 되었는지 기름값 올랐다고 더 달라고 볼멘 소리를 먼저 늘어 놓는 경우가 가끔 생기고는 하였다.

 

우리 동네는 도시근교에 있지만 논이 넓게 분포하지 않아 농기계를 다 갖추고 대행해 주는 사람이 온 동네에 딱 한 사람 뿐 이라서 울며 겨자 먹는 경우가 가끔 생기기도 하여 농사철에 비라도 계속해서 내리기라도하면 매 년 이앙기와 수확기에는 고성이 오고가는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닌 상황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작년에는 못자리를 대행했는데 심을 수 없을 정도로 관리를 해 놓아 과연 경운하고 이앙하는 농법이 현 벼 농사법으로 맞기는 맞는 것일까를 심도있게 고민하다 올해(09년)는 “무 경운 담수 산파” 로 결정하고 열심히 직장과 논을 오가며 농사를 짓고 있으며, 기회가 된다면 “무경운담수산파” 농법을 내 나름데로 정립하여 보고 싶고 지금은 물을 가두고 마세트를 살포한 상태이며 아직은 제초작업에 비중을 두고 있으며 인터넷을 뒤지면서 선도농가의 실패담과 성공담을 찾으러 다니고 있다.(이일남씨 농법을 모태로 하고 있음)

 

이 정도를 써 내려 가려면 3시간 이상은 걸리고 머리속으로 생각하며 쓰기 때문에 문맥도 연결되지 않고 눈도 침침한 50대 중후반의 초보 농사꾼으로 전문 농사꾼이 아니라 적당한 용어도 틀리는 경우가 있더라도 이해 바라며 끝까지 읽어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