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깔크막의 숲 이야기

여름을 노래하니 가을이 왔다.

깔크막 2014. 8. 25. 09:25

 여름을 노래하니 가을이 왔다.

 

올해의 여름은 여름답지가 못했다.

여름이라면 최소한 푹푹 습하고 푹푹 찌는 듯이 더워야 그래도 여름이었다라고 말 할 수가 있다.

푹푹 찌는 더위를 시원하게 쫓아주는 소나기도 없었고 태풍도 장마도 실종되었다.

그 흔하디 흔한 매미도 자취를 감추어 여름을 실감하기에는 어려웠다.

사실 매미는 땅 속에서 인고의 세월, 약 7년간은 견뎌야 진짜 매미로 1주일 정도를 살 수가 있다.

1주일을 살기 위해 땅 속에서 세월을 녹이며 기다렸는데 올 여름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매미가 땅 위로 올라올 기회마져 잃어버렸다.

땅 속 깊이 약 1M 정도까지 습한 기운이 전해져야 하는데 여름이면 그 흔하디 흔한 100mm 정도의 강수량의 비가 오지않아 매미의 울음소리를 듣기가 어려운 여름이었다.

늦게 나온 매미가 요란하게 불러대는  짝 찾는 소리가 더 애절하게 들리는 여름이었다.

먹구름만 가득한 하늘이 쪼금 열리며 강한 햇볕으로 인해 더위가 맹위를 떨치던 틈을 타 병원의 뒷뜰에 자라고 있는 멀구슬나무의 그늘 밑에서 점심을 함께 먹을 사우를 기다리다 하늘을 바라보니 여느날의 멀구슬나무가 아니었다.

커다란 개잎갈나무 밑에서 자라다보니 개잎갈나무의 줄기와 가지에 달린 잎들이 촘촘하여 햇빛 한줌도 얻어 쓰기가 힘들었는지 줄기는 꼬불꼬불하고 햇빛이 비치는 곳으로 기형적으로  자라고 있다.

악조건을 견디면서 굴하지 않고 자라서인지 병충해에 매우 강하고 봄에는 예쁜 보라색꽃이 정말로 흐드러지게 핀다.

멀구슬나무의 향기는 금목서나 등꽃의 향기보다 더 은은하고 멀리간다.

벌나비도 훨씬 많이 불러 모아서인지 대추모양의 초록 열매는 한여름이 지나고 잎이 모두 떨어져도 멀겋게 변하여 붙어있다 가끔은 새가 물어가기도 한다.

남쪽에서는 흔하지만 점차 북쪽으로 생활의 터전을 넓히는데 새들의 역활이 매우 컸으리라 생각한다.

일반적인 가정에서 정원수로 키우기는 키가 크고 잎사귀가 촘촘하여 적당하지 않으나 대지가 넓은 시골집이라면 북쪽이나 서쪽 구석에 한그루 쯤 심어 가꾸면 꽃과 향기와 그늘을 제공받을 수가 있다.

더욱이 멀구슬나무는 병충해가 전혀 없어 밑에서 쉬기가 좋다.

친환경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줄기와 잎과 뿌리를 이용하여 농약을 제조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고련자라하며 간기가 울체되어 복통이 발생하였을 때 사용하고 껍질은 살충작용이 뚜렷하나 약간의 독이 있어 과량 복용하면 구토를 하거나 메스꺼운 현상이 있으니 주의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