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깔크막의 한마디 숲 이야기

쐐기풀은 쐐기처럼 쏜다.

깔크막 2012. 3. 2. 11:10

늘상 그렇치만 호기심이 지나쳐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 항상 머리 속은 복잡하고 손발은 바쁘기 그지없고 눈은 바쁘기만 할 뿐 소득이 없을 때가 많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식품에 관심이 있어 알게 된 것으로 비타민D를 섭취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 사방을 쑤시고 돌아다니다가 영국에서는 쐐기풀 먹는 대회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고 영국까지 날아가서 알아야 할 절박감도 없고 설사 그렇다고 해도 거기까지 날아가는 비행기 값은 물론 채류비용도 선뜻 지불하고자하는 용기도 없었다.

식물을 잘 알지 못하던 때라 카더라하는 말과 글에 현혹되어 하마터면 제주도까지 날아 갈 뻔 했다.

최소한 영국은 못 가더라도 제주도 정도는 갈 수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러던 중 장성 백양사 여느 암자로 가는 길 섶에 쐐기풀이 많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내가 찾는 쐐기풀은 쐐기처럼 톡 쏘는 종류의 풀을 찾고 있었는데 "설마!.그 쐐기풀은 아니겠지?."하면서 손바닥으로 쓰윽 훌터 보았다가 그만 죽는 줄 알았다.

따끔거리고 뜨겁고 쏙쏙 애려 어떻게 해야 할 줄 몰라 덤벙대다 우선 뜨거움이나 달랠 요량으로 계곡의 물 속에 손목까지 담그니 조금은 살 것 같았으나 고통은 마찬가지 였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가시가 박혀 있어 빼내고 나니 왜 이렇게 죽을 정도로 고통을 주는 원인을 알고 싶었다.

비타민D 때문에 알게 된 쐐기풀 중에서 백과사전을 인용하면 --유럽산 우르티카 디오이카(U. dioica)에는 혈당작용을 하는 우르티킨(urticin)이 함유되어 있다. 뱀독의 해독제, 이뇨제로 이용되며 민간에서는 당뇨병 치료에도 사용한다. 번식은 씨로 하며, 쐐기풀류의 쐐기털에서 개미산이 분비되어 쏘이면 쓰리다.---라고 써 있었다.

원인은 "개미산"이었다.

개미들이 전쟁을 치룰 때 공포스럽게 뱉어 내는 개미산을 쐐기풀은 어쩌다 자신을 방어하는 무기로 사용하게 되었을까?.

개미산 덕분에 동물의 공격에도 무사하게 지냈는데 사람들이 휘 둘러러 대는 예초기라는 기계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처참하게 베어져 나둥그러져 말라가는 쐐기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