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장산에 가기 위해서 국도 1호선을 약 40분을 달려 입암산이 있는 국립공원 끝자락에서 철신을 벗었다. 이곳은 전라남도와 전라북도의 경계가 있는 곳이다. 이름모를 산을 두개를 넘으니 쓰리봉이란다. 누군가가 매직으로 써 놓은 것을 보니 좀 의심은 가지만 그러려니 했다. 아마 정식이름은 734m봉인가 보다. 입에서 하얀김이 나오고 손이 시러워 목장갑을 꺼내서 끼고 발 밑에는 서릿발이 가끔 보였다. 겉 옷도 배낭에서 꺼내서 입고 뜨거운 커피도 3잔이나 마셨다.
한 두마리도 아니고 갓 싼 똥에서 부터 오래된 똥까지 주위 바위가 온통 똥 천지였다. 더럽다는 선입견보다 이 근처에 살아있는 동물의 흔적이 있어 반가웠다. 남 쪽의 산 자락에는 참나무류가 군락을 이루고 낙엽송 때죽나무 간간히 비목이 자라고 있지만 식생은 다양하지 못하고 참 팥배나무가 반겨주기는 했지만 죽어가는 소나무가 간간히 보였다. 북 쪽의 사면에는 참나무와 서어나무 당단풍등이 자라고 있었지만 역시 식생은 단조로워 보였다. 여름이면 하늘을 안 보고 방장산까지 갈 수 있었을 것이다. 특이하게도 해송이 잘 자라고 있었고 군락으로 자라고 있는 모습에서 혹시나 육송보다 더 강하고 재선충에도 강하다면 앞으로 조림은 해송으로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발 밑으로 벽오봉 억새봉이 보이고 멀리 행글라이더장도 보인다. 자연휴양림으로 잘 가꾸어진 방장산의 속살이 보이고 숲은 조용하고 아늑했다. 왕복 8km가 넘는 산행길과 봉을 열개도 더 넘어 산행 초보인 나로써는 5시간의 산행은 조금은 무리였다. 오래동안 마음에 품었던 방장산을 가슴에 담고 콧노래를 부르며 하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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