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깔크막의 숲 산행 이야기

240일만에 다시 찾은 입암산

깔크막 2008. 8. 5. 02:18

파안의 웃음속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찾을 수 있었다.

숲에 오면 누구나 이렇게 환하게 웃을 수 있도록 하는 마력은 무엇일까?.


입암산을 8개월만에 다시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우연하게 찾아왔다. 직장 식구들과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산...., 아니 어린 자녀와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산... 연인과 함께라면 더 포근한 산....편하게 오르고

 

숲 가장자리에 볼거리가 풍부한 산....역사가 숨 쉬고 있는 산....오르고 나면 멀리 바다도 보이는 산....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가 물방개처럼 보이는 산.... 이따금 긴꼬리를 흔들며 지나가는 기차도 보

 

이는 산....내가 온 길 전부를 드러내며 보여주는 산....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산....의 이름은 입암

 

산.

 

평소와는 다르게 은선계곡을 따라 오르기로 하고 작년보다는 화려하거나 청순하지는 못해도 그래도 아

 

름다운 단풍과 녹색의 절묘한 조화를 보면서 계곡을 둘러보니 물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지독한 가을 가뭄으로 예전의 모습은 보기 어려웠으나 가끔은 황홀한 경지로 몰입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단풍 숲은 풍성했다.

 

언제나 처럼 아니 갈 때 마다 고개를 바짝 젖히고 쳐다 보아야 만 하는 이나무의 아름다움이 변함없이

 

아름다운데 있어야 할 빠알간 열매가 한 개도 보이지 않았다.

 

순간 숲 속 친구들의 겨울나기가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산성 안 쪽에는 노박덩굴의 열매와 찔레의 열매가 풍성하게 보여 다행이다는 생각을 뒤로하고

 

숲 길을 걸으면서 속삭였다.

 

변하지 않고 있던 자리 그대로 숲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고개를 삐쭉내밀며 두번째 찾았을 때 나를 즐

 

겁게 해주었던 참꽃마리가 가뭄을 이겨내고 초록의 싱싱함을 자랑하고 있는 것을 보고 봄이오면 앙증

 

맞고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더 좋았다.

 

가는 길에 이 쯤에 은대난초가 있었고 금난초가 있었고 노랑붓꽃이 있었던 자리도 굽어다 보고 저 아래

 

계곡에서 동물들의 발자욱과 삶의 흔적을 보았었는데, 모두 잘 있을까하는 마음이 앞섰다.

 

숲에 들어가는 목적이 다른사람들과의 동행이었기에 나 혼자만의 즐거움은 맛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한두사람은 꼭 숲에 관심을 갖어주는 식구가 있어 숲이야기를 하고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에 식구들이

 

빈 틈을 보일 때 마다 그들의 마음속으로 살짝 숨어들어가 숲이야기를 해 줄 수가 있어 묘한 쾌감을 만

 

끽 할 수 있어 좋은 하루였다.

 

비오는 날 혹여나 이 근처를 지나가면 한번 들어와서 숲의 장엄함과 아름다운 모습을 한번 보라고 하면

 

서 주차장을 향하니 어느덧 어둠의 자락이 귀신의 그것처럼 우리 곁에 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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