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깔크막의 숲 산행 이야기

오산의 사성암 가는길

깔크막 2007. 6. 7. 08:47
 

사성암 가는길 !.

사성암 가는길 !.

사바와 정토가 만나는 곳이 도솔천

도솔천 가는 길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루하게 이어지는 갈지자로 굽은 길에

세속의 모든 상념을 땅에 묻어버리라는 듯

엉뚱한 상념 불러오면

발 뿌리가 엄청 고생하는 길.

선운사의 도솔암이  하늘 끝에 걸렸듯이

사성암의 도솔천은 그림자도 보여주지 않고

하늘과  닿은 정토의 세상을 보기 전에

갈등과 반목이 가득하여 섬진강처럼 흐르기를 몇 번

하늘을 덮은 참나무의 잎사귀 사이로 빛도 보이지 않고

꿈꾸는 섬진강을 돌아 코 끝이 땅바닥에 거친 숨을 토해내며

길을 따라 무념의 세계를 가다보면

자연은 털 끝 하나 건드리지 않고

바위틈에 제비집 짓듯이 지어진 사성암이 하늘 끝에 달렸다..


약사전 자장전 산신각이 있는 사성암.

지어진 전각으로 보면 초라하고 왜소하기 그지없는 사성암.

거대사찰도 아닌 것이 위엄과 품위를 다 갖추고

커다란 바위들에 걸 터 앉아 사바를 굽어보며

병으로 고통 받는 중생들을 치유하는 약사여래불

원효는 무엇을 생각하며 저 크고 단단한 바위를

손톱으로 후벼 파며 중생의 고통을 덜어주고

연기조사는 마름모 마루에 지붕을 얹었을까?.

죽은 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지옥이 텅 빌 때까지 성불을 하지 않겠다고 한 지장보살의 지장전

모퉁이를 돌아가면 이 땅의 신앙과 불교가 흡습되면서 생긴 산신각

뒤 안에 도선국사의 숨결과 채취가 묻어나는

도선굴이 지리산을 바라보고

도선은 굴에서  무엇을 위해 저 조그만 바위에 가부좌를 틀었을까?.


전각으로 가는 길들이 앝으막한 돌담에 돌 계단으로 된 사성암.

세월이 흘러 담쟁이가 자리를 잡고

앞에는 800살이나 잡수신 느티나무 형제가 섬진강을 굽어보고

뒤로는 소원바위라고 부르는 뜀틀바위가 사바구례와 반야봉을 바라보며

금방이라도 원효대사가 바위에서 바위로 뛸 것만 같은 오산.

진각국사와 의상대사가 앉아서 이뭣고라는 화두를 붙들고 무념무상의 세계로

넘나들었을 좌선대가 까마득한 절벽 위에 가져다 놓은 듯 앉아있고

낙조대에서 서방정토의 아름다움을 꿈꾸며

신라고승 연기조사는 목숨을 걸고   544년에 오산암을 짓고

관음대 위에서

사성암의 신비로움과 자연의 법칙을 거슬리지 않아 정감이 가는 곳.

기껏해야 바위의 아들밖에 안 되는 사성암에서

느끼고 놀래기를 몇 번을 해야 조상의 숨은 뜻을 짐작이나 할까?.

비뚤어진 모양의 약사전에서

하늘 끝에 매달린 지장전에서

바위틈에 교묘하게 숨겨진 산신각에서

연기조사의 자연을 품은 넉넉한 마음이 가득하게 풍겨오는 사성암.


지리산 조차도 감히 내려다 보지 못하고  

섬진강 마져 휘감아 도는

들판 한 가운데에 떠억 솟아오른 오산!.

사방에서 기품이 넘쳐나고 위엄에 절로 숙연해지는 사성암!.

하늘을 품 듯 사성암을 머리에 올린 오산

아!. 오산!. 사성암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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