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깔크막의 숲 산행 이야기

백양사가는길

깔크막 2006. 3. 16. 09:05



백양사 가는길 모퉁이에 아담하고 정갈스럽게 지은 황토집에서 저녘을 짓는 냉갈이 바람에 날리며

소박한 시골 풍경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작은 항아리가 시골의 향을 더 크게하고 낙낙장송이라도 되려는 듯한 소나무 한 그루가 귀퉁이에 서

있고 맞은편 집 옆에는 단내를 솔솔 풍기는 곳감나무가 가을의 빨간 홍시를 나누어 줄 요량으로 열심히

겨울을 나고 있는 모습이 더욱 정겹다.

마치 비둘기 집을 지어서  논 듯한 바위의 구멍들이 정겨은 시골집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해 진다.

텃밭에서 자라고 있는 상치며 시금치가 겨울의 눈 속에서도 푸르름을 나누어 주고 작년에 미쳐 수확하지 못한 가시오갈피의 둥근 머리가 군데둔데 보이는 모습에서 산새를 위한 몫으로 남겨 둔 주인의 세심한 배려가 한 겨울의 추위를 녹아 내고 있는 모습이다.

 

백양사가는길!.

 

낭만과 아름다움과 추억이 오롯이 묻어나는 이 길이 4차선으로 늘어 난 다고 하니 앞으로 지금과 같은

낭만과 아름다움이 세월과 문명에 밀려 더욱 빨리 지나갈 것을 생각하니 서운한 감정이 앞선다.

비포장 길에서 느끼는 감정과 포장길에서 느끼는 감정이 사뭇 다르듯이 천천히 채근하지 않고 가는 길을찾을 수나 있을련지.

천천히 마음으로 느끼면서 가던 길이 이제는 뒤에서 밀려오는 성급함에 조급해 질 수 밖에 없는 4차선의

도로가 벌써부터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어 마음이 바빠진다.

 

백양사 가는길!.

 

겨울이면 이 따금 퍼덕이는 물새의 날개짓을 보면서 또 수면에 비치는 산 속에서 겨울새가 물 속으로 날아 드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했던 길.

봄이면 검은 나무가 초록의 빛으로 변하는 모습과 여름이면 짙 푸른 호수와 어울려 한 여름의 더위를 차단해 길 손이 쉬어 가도록 자리를 내 주는 푸근한 마음까지 가지고 있었고, 가을이면 곱게 잘 차려 입은 새색씨처럼 길 손의 손을 이끌어 물가에 내 앉게 하였던 그 낭만의 길.

 

백양사가는길.......,

 

예전의 낭만이 묻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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