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珍島) 접도(接島) 가는 길
진도는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전형적인 동고서저(東高西低)의 특성을 보이며 첨찰산(尖察山)과 여귀산을 중심으로 철마산, 북산, 연대산으로 이어지는 맥과 희여산, 적막산으로 이어지는 맥으로 이루어졌고 대부분 화산암류로 구성되어 있으며, 첨찰산은 섬록암, 여귀산은 응회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접도가 속해있는 의신면은 동쪽은 첨찰산과 덕신산을 경계로 고군면과 접하고 서쪽은 삼막봉과 대덕산을 경계로 임회면과 경계를 이루면서 남쪽은 접도를 비롯한 여러 섬과 해안을 보듬어 안고 있다.
접도는 의신면 남쪽 해안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옛날에는 금갑도, 접섬, 갑도, 접배도, 황모시, 항미실이라고 불렀으며 귀양자가 많이 유배된 섬으로 곳곳에 기암절벽과 온갖 바위가 바다와 어울려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고 있다.
강수량과 일조량이 풍부하고 온화하여 상록수림대와 낙엽수림대가 잘 발달되어 숲으로의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오염되지 않은 맑은 바다의 청정한 자연을 접할 수 있고 접도의 주봉인 남망산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는 맛은 가히 일품이라고 말 할 수가 있다.
접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1000년 전에 전 씨가 최초의 입양조로 알려져 있으며 1987년 연도교가 완공되면서 육지와 연결 되었다.
보호수로 지정된 수품리(水品里)의 330년 정도 된 팽나무는 금갑수군 만호가 심었으며 거목이 되어 줄나무로 즐비했으나 새마을 사업으로 인해 대부분 없어 졌으며, 한 때 팽나무에서는 거문고를 타는 소리가 들렸다고 하는데 이것은 목섬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팽나무에 부딪쳐 소리가 났으며, 이상하게도 거문고를 타는 소리와 비슷했다고 한다.
접도의 주요 식생으로는 곰솔, 동백나무, 사스래피나무, 쥐똥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 소사나무, 산벗나무, 모새나무, 붉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참식나무등이 왕성하게 자라고 있고 해안에는 염생식물이 분포하고 다른 풀이나 나무로는 상사화, 흑난초, 춘란, 풍란, 왕자귀나무, 땃드릅나무, 황칠나무, 삼지닥나무, 담팥수, 후박나무, 육박나무, 너도밤나무등이 자라고 있다.
접도에서 볼만한 특별한 경치로는 수품리의 애기 밴 바위나 일출일몰바위(아홉봉)에서 바라본 일출과 월출, 그리고 낙조, 구자도의 파도위에 떨어지는 일몰과 낙조, 천애절벽의 단아한 소나무, 병풍바위와 어우러진 동백 숲이 있다.
구자도와 매섬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로는 황범도에 살고 있는 호랑이가 구자도에 살고 있는 개를 잡아 먹으려고 기회를 노리고 있는데 구자도 바로 앞에 있는 매섬의 매가 호랑이가 개를 잡아 먹으려고 구자도에 오면 호랑이의 눈을 쪼아버리며 지키는 바람에 아직도 구자도의 개를 잡아먹지 못하고 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접도의 산책길은 기암절벽과 상록수림과 낙엽수림이 혼재된 숲을 따라 아기자기하게 펼쳐진 해발 150m의 남망산 산자락을 돌고 돌면서 좋은 사람과 또는 가족끼리 도란대며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도록 잘 다듬어져 있다.
산책로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해양수산부 선정 아름다운 어촌으로 지정된 국가1종항인 수품항에서 출발하여 일출과 월출이 볼 만한 바위가 바위를 임신한 듯 툭 불거진 아기밴바위를 거쳐 역시 일출과 일몰이 장관인 아홉봉(일출일몰바위)까지 툭 터진 바닷바람을 맞으며 일상의 피로를 회복하고 남해 바다의 아름다움을 직접 눈으로 만끽 할 수가 있다.
쥐바위 정상은 해발 159m이며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고 쥐가 먹이를 앞에 두고 있는 형상으로 바다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산골짜기를 바라볼 수 있으며, 쥐바위에서 완만한 능선을 타고 천천히 걷다보면 목을 길게 빼고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 거북바위를 만나고 10분 정도 훠이훠이 걷다 보면 길게 편 듯 펼쳐진 병풍바위로 오르는 길에 동백나무, 후박나무, 너도밤나무들이 군락을 이루며 캄캄한 숲 속을 하얀 몸통이 빛을 내며 안내라도 하는 듯이 사방을 훤하게 밝혀주는 동백나무의 숲이 더욱 서럽게 다가오는 길이 된다.
병풍바위에서 동백나무 숲길을 따라 좋은 사람과 좋은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 보면 갈림길에 이르게 되고, 오른쪽으로 솔섬바위 가는 길, 왼 쪽으로 말똥바위를 거쳐 작은 여미계곡으로 이어진 길이 아무도 가지 않는 길처럼 다가선다.
솔섬바위는 작은 바위섬 위로 상록수들이 자리 잡고 있으며 탁 트인 수평선과 섬들을 앞에 두고 있으며 작은 여미계곡은 미니시리즈 "대도전"의 촬영장소로 여수의 사도와 버금 갈 정도의 아름다운 해안을 가지고 있으며, 해식동굴에서 계곡을 지나 말똥바위까지 동백 숲이 하늘을 가리는 터널을 이루고 있어 한여름의 뜨거운 햇볕은 물론 한 겨울의 매서운 바다 바람을 막아 주며 고요하고 평온하며 한적한 길을 사색하듯 걸을 수가 있다.
말똥바위는 깍아 세운 듯 한 천애절벽의 정상으로 우측의 솔섬과 솔섬바위 그리고 작은 여미 해안은 남해안에서도 좀처럼 보기 드문 아름다운 절경을 가득 보여준다.
말똥바위로 이르는 길에는 우리나라 소나무인 적송과 동백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도열하듯 우리 일행을 맞이하고 갑판바위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면 마치 갑판 위에 선장이 된 듯 한 착각에 빠진다하여 갑판바위라고 하는데 선장을 해 보지 못한 나는 그 감정을 느낄 수가 없어 안타까웠다.
산길을 내려오다 여미해안으로 잠시 발길을 돌리면 300m 정도의 맨발 체험로가 해안의 모래 자갈밭에 있어 물과 자갈이 어울려 육체적인 피로는 물론 정신까지 개운하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아주 멋스런 해안으로 동심 속으로 빠져 텀벙거려 보고 싶은 심정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는 해안이다.
접도의 남망산에서 꼬불꼬불 이어지는 산책로를 걸은 뒤에 주변에 있는 볼거리를 찾아보면 접도에서 다리 하나 건너 나가면 가족단위 해수욕이 용이한 금갑 해수욕장과 고성(古成)터가 있다.
금갑진성(전라남도 유형문화제 제234호)은 남망산의 숲과 흙을 밟으며 바다를 끼고 이어지는 산책로를 자랑하지만 접도는 뼈아픈 역사의 질곡을 느끼게 해 줄 뿐만 아니라 곳곳에 기암절벽과 풍성하게 자란 나무가 가득한 숲과 변화무쌍한 바다를 가지고 있으며, 과거 통신수단인 봉수대를 직접 볼 수 있는 연대봉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의신면 사천리(斜川里)에 있는 첨찰산의 높이는 485m로 진도에서 제일 높은 바위산으로 산 밑에는 운림산방(전남기념물 제51호)과 쌍계사(전남유형문화재 제121호)가 있으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상록수림(천연기념물 제107호)에 둘러싸여 있다.
나무와 숲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었고 숲과문화체험은 물론 생태체험이 목적이므로 의신면 초하리에 살고 있는 600살 무환자나무를 구경하러 가는 길이 즐거움으로 가득 찬 얼굴들이었다.
무환자나무(無患樹)의 학명은 Sapindus mukorossi Gaertner으로 남부의 사찰이나 마을 부근에 서식하는 낙엽교목으로 열매는 비누가 없던 시절에는 대용으로 사용하였는데 학명의 Sapindus에서 짐작 할 수 있으며, 중국에서는 무환자나무로 가구를 만들어 집안에서 사용하면 환자가 생기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어 가구재로도 인기가 있다.
마을 사람들이 무환자나무 밑에서 정월대보름날 달이 떠오르는 모습을 보고 풍년을 점치는 민속 문화가 있었으며, 스님들은 초하리 무환자나무의 열매로 염주를 만들어 불공을 드리면 사찰이 번성한다는 이야기도 같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무환자나무를 등지고 구암사가 있는 상만리 비자나무(천연기념물 제111호)를 찾아 상만리에 도착하여 비자나무가 심어진 유래를 찾았으나 찾을 수가 없었고 다만 상만사(上萬寺)입구에 심어져 있어 고려시대에 심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수령이 100살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짐작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특이하게도 비자나무 주변에 모기가 서식하지 않으며 아이들이 올라가 놀다 떨어져도 다치지 않아 마을에서는 신목(神木)으로 대접하여 매년 추석에 제사를 지내고 마을의 남녀가 편을 나누어 줄다리기도하며 근래에는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나무 밑에 있던 샘을 옮기고 석축을 쌓아 보호하고 있다.
상만리의 독특한 풍속으로 “동구리부조”라는 것이 있는데 혼인집이나 상가등에 동구리에 쌀을 담아 부조하는 미풍양속이 전해져 오고 있으며, 다른 풍속으로는 점염병이 돌 때 방액을 위해 여성들이 하는 “서외리 도깨비굿”과 병충해 방제를 위해 올리는 덕병리 “충재”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비자나무를 둘러보고 상만사사지(上萬寺寺址)의 오층석탑을 찾으니 탑림에 있던 사탑인데 절이 폐찰 되면서 옮겨온 것이라고 하나 상만사지(上萬寺寺址)에서도 많은 기와 파편과 자기 파편이 출토되는 것으로 보아 처음부터 이곳에 있었던 탑으로 추정되며 상만사의 역사가 오래됨을 알 수 있다.
탑은 2중 기단으로 맨 밑에 지대를 보면 군데군데 파손이 심하고 하대갑석(下臺甲石)은 4매의 판석(板石)으로 결구하였으나 중석(中石)의 결구 상태가 좋지 않아 균형을 잃고 있으며 상하(上下)에 별조식(別彫飾)이 보이지 않는다.
상대중석(上臺中石)은 4매 판석으로 짰는데 전 후면은 파석으로 세우고 좌 우면은 삽입하였으며 각 면에 우주(隅柱)가 희미하게 모각(模刻)되었다.
이 탑은 기단부에 이중기단임을 보여주고 있으나 상하층에서의 우주와 탱주가 선명치 않고 또한 갑석 하면의 부연이 생략되는 등 일부 기법에의 퇴화현상이 여실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규모의 탑일지라도 우리나라의 최남단인 도서 지방에까지 탑의 조성이 이루어졌음을 볼 수 있는 좋은 예라 할 것이며, 탑의 조성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1974년 4월경에 새로 절을 지으면서 정지(整地) 작업 중 고려자기 2점이 출토된 것으로 보아 고려 후기로 추정된다.(진도군청 자료 전문 인용함)
둘러보고 시간이 남는 다면 상만사지의 석불(구 만흥사)과 송월마을과 중만마을의 고인돌군도 둘러보는 것도 여행의 깊이를 더하는 것이 될 것이다.
조도면 관매도의 후박나무(천연기념물 제212호)는 녹나무과에 속하며 제주도와 울릉도 등 따뜻한 남쪽 섬 지방에서 자라는 늘 푸른 나무로 일본, 대만 및 중국 남쪽에도 분포하고 있고 주로 해안을 따라 자라며 껍질과 열매는 약재로 쓰인다.
나무가 웅장하고 기품이 있어 독립수로도 아름다워서 정원수, 공원수로 이용되고 바람을 막기 위한 방풍림으로 심으며 울릉도 호박엿이 바로 후박나무로 만든 엿이다.
후박나무가 있는 관매도 숲은 참느릅나무, 해송이 어울려 울창한 당숲을 이루고 있으며,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며 1월에 제사를 지내고 있고 문화적 가치는 물론 생물학적 보존가치가 커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또 조도에는 조도만두나무라는 나무가 있는데 워낙 귀한 나무이므로 시간이 허락한다면 한번 둘러보는 것도 좋다.
3월~4월에는 산책로 주변에 애절하게 통으로 뚝뚝 떨어지는 동백꽃의 깨끗함을 구경하고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보기 어려운 모새나무꽃을 비롯하여 진달래와 이름도 모르는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고 한 여름에는 하늘조차 보이지 않는 숲 속 터널과 여름해변의 낭만적인 바닷가를 걷고 가을 단풍이 절벽에 걸려 대롱대는 노을과 바다와 어울려 아름다움을 만끽 할 수 있는 산책로가 있어 오랫동안 기억 할 수 있는 진도 여행이 될 것이다.
수품항--일출전망대(아기밴바위)--아홉봉(일출일몰바위)--여미--쥐바위--거북바위--병풍계곡--부부느티나무--여미사거리--동백계곡--작은여미--솔섬해안--솔섬바위--모새나무--작은여미--말똥계곡--말똥바위--갑판바위--여미사거리--맨발체험로--여미(제1,2산책로 11km 약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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