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파나무 이야기
비파나무는 장미과의 늘푸른큰키나무로 남부지방에서 과수 또는 관상수로 재배하는 나무로 보통10M 정도로 자라며, 꽃은 흰색으로 10월에서 12월 사이에 피며, 열매는 살구를 닮은 모양이며 황색으로 보통 6월에 익고 식용하며, 종자는 채종 즉시 심으면 대부분 잘 발아한다.
잎은 가죽질이며 뒷면에는 갈색털이 밀생하고 잎의 표면이 우둘투둘하며 잎맥이 도드라져있는 것이 특색이 있다.
비파나무는 중국이 원산지였으나 일본으로 들어가 여러 종류의 교배종이 만들어져 세계 곳곳으로 퍼지게 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과수용으로보다는 관상수나 조경수로 더 많이 보급되었으며 1910년을 전후하여 경상남도 진해에 과수원이 형성되기도 했으나 과일로써 가치가 떨어져 폐원되었으나 최근에 건강식품으로 주목 받으면서 다시 재배되기 시작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오래된 비파나무가 남부지방에서는 백년이 넘은 것도 많고 광주 전남대학병원의 뜰에도 비파나무가 노란 열매를 가득 달고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는 것으로 보아 남부 해안 지방에서만 자라던 비파나무가 광주에서도 왕성하게 잘 자라는 것을 보면서 수 십 년 사이에 기후의 심한 변화를 눈으로 볼 수 있는 나무가 되었다.
비파나무는 불교와 인연이 많은 나무로 인도의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에 의하면 약효가 뛰어난 나무라고 하는 대약왕수(大藥王樹)라고 칭했고 비파나무의 잎은 근심을 없애 버린다하여 무우수(無憂扇)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하나 인도불교의 전문가가 아니므로 확인 할 방법은 나로서는 없다.
비파나무가 사람과 함께 살기 시작한지는 지금으로부터 3000년이 지난 중국의 고분에서 종자가 발견되기도 했으며, 중국에서는 역사의 기록에서도 비파나무가 나오고 비파나무 열매가 맛이 있어서인지 아니면 귀해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조조는 열매의 개수를 세어 놓고 따 먹었다고 하고 우리나라에서도 냇물에 빠진 어린 아이를 대흥사 스님이 구해서 비파나무 잎으로 차를 끓여 먹여 살렸는데 그 스님이 초의선사라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것을 보면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비파나무의 역사는 기록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1910년 보다는 훨씬 이전부터 우리와 함께 살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로 볼 때 비파나무를 약용으로 사용한 것은 불교의학을 따라 아시아로 전파되었음을 짐작 할 수가 있고 조선시대 허준의 스승이었던 유의태가 지금의 위암에 해당하는 반위를 치료할 때 비파 잎을 사용하였다는 것으로 보아 비파나무는 여러 가지로 쓸모가 많은 나무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비파나무의 잎은 성미가 쓰고 평하여 진해 거담작용에 효과가 있으며, 열매는 폐결핵으로 인한 해수나 번조나 갈증을 해소하여 주고 꽃은 감기로 인한 해수에 사용되고 종자는 간 기능을 보호해 주기도 하며, 뱃속의 충을 죽이기도 한다.
비파나무는 열매, 꽃, 뿌리, 씨, 잎까지도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나무로 잎은 차로 만들어 놓고 마시면 좋으며 만드는 법은 잎에 수북하게 난 잔털을 제거하는 기술에 따라 차의 맛이 달라 질 수도 있으며, 만드는 법은 우리 고유의 차 만드는 방법인 구증구포 제법으로 만들어 공기와의 접촉을 적게 하여 보관하면서 녹차를 우려 마시는 방법으로 마시면 된다.
비파나무의 잎에 들어 있는 성분들은 farnesol, tannin, nerolidiol, vitamin B, vitamin C
열매에는 정유성분, pentosan, vitamin류, 주석산, 사과산등이 들어 있으며,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무기질과 과당이 다량으로 들어 있고, 꽃에는 amygdalin, cerlacohol, amino acid,
우르솔산, 올레아롤산 등이 들어있고 비파 씨에도 대부분 잎이나 열매에 들어 있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며, 팔미틴산과 에스테르가 들어 있다.
비파에는 amygdalin과 tannin 성분이 들어 있어 항균력은 물론 항암작용에도 효과가 있으며, 변비와 비만에도 일정한 효과가 있고, 비파 잎을 목욕재재로도 활용하면 피부질환에도 좋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북한에서는 감기에 걸렸을 때 비파 잎을 달인 물과 소금으로 양치질을 하면 감기 증세가 개선된다고 하여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열매는 술로 만들어 적당량을 마시면 피부미용에 좋으며, 크게 놀랐을 때 비파잎을 넣어 미음을 만들어 먹고 비파잎차를 만들 때는 비파잎 10g과 현미찹쌀 100g에 볶은소금 약간을 첨가하여 마시고 보통 서리 맞은 것을 사용하는데 감초 또는 생강 달인물로 씻어내고 사용하면 좋다.
비파나무는 생명력이 매우 강한 나무로 잎에 함유된 아미그달린 비타민 B-17과 유기청산이 피부 깊숙하게 스며들어 혈액을 정화하므로 만병이 없어진다.
비파나무를 정원수, 독립수, 차폐수로 사용한다면 겨울에 흰 꽃을 볼 수가 있고 늦은 겨울에도 푸르러(枇杷晩翠) 독특한 기분이 나고 어쩌나 함박눈이라도 내리는 날이면 꽃과 눈이 어울려 녹색의 아름다움을 여지없이 표현하는 감성이 있는 나무이며, 초록의 잎 위로 노랗게 익는 비파나무의 노란 열매가 꽃처럼 올라와 있어 초여름에 구경하는 맛이 쏠쏠한 나무이다.
열매는 장마와 겹치는 시기에 익으므로 자칫 욕심을 부리면 자두처럼 먹지도 못하고 땅에 떨어져 버릴 수도 있으니 이웃과 함께 시큼한 비파열매를 나누어 먹는 것이 정(情)도 나눌 줄 아는 나무로의 대접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