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카메라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유명한 명승지로 이름만 대면 왠만한 사람들은 알 만한 곳이다.
지방기념물로 지정되었다가 사적지로 다시 명승으로 최근에 지정된 곳에 있는 감시카메라는 입구에
떠억 설치 되어 있는데, 왜 설치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명승지의 초입에 설치한 이유가 아무리 타당하다 하여도 이해 할 수 없는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명승지답게 명승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조형물을 설치하여 꼭 필요한 감시카메라라면 설치했으면
하는 생각이 계속 귓전을 때린다.
이곳은 다른 명승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과 경치를 갖고 있으면서 역사와 문학이 함께하여 조상들의
숨결과 자연사랑의 모습을 떠 올리며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의 정취를 맛 볼 수 있는 곳이다.
감시카메라가 아니고 또 다른 목적이 있을지라도 카메라를 설치한 것을 두고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관리자적인 입장에서 보면 꼭 필요한 시설물이었을 것이라는 것은 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꼭 필요한 카메라라고 한다면 저런 모습이 아니었으면 한다.
왜냐하면 이곳은 자연을 노래하고 식물과 동물 그리고 무생물들에게까지 우리의 언어로 생명을 불어 놓은 곳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을 만든 선생은 입구의 돌멩이 하나에게 까지 의미를 두었으며, 날아가는 새 한마리도 우리의 언어와 글로 노래한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선생은 식물에 지대한 관심이 컸던 것을 이곳에 남겨진 수 많은 시를 보면 충분히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 이곳을 만든 선생은 자연을 최대로 이용하였으나 훼손하지 않았고 인공의 흔적을 지우려고 무척이나 애 쓴 모습이 사방에 역력하다는 것을 조금만 이곳을 알고 방문하였다면 금방 느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나무 한그루를 심으면서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고 풀 한포기에도 자연의 섭리를 거슬리지 않았다는 것을 모두가 다 아는 사실 때문에 전국에서 국문학을 하는 학생과 조경학을 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인데 입구에서 나무에 박힌 카메라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이곳에 들어갔을까?.
머리 속에 가득한 아름다운 상상이 입구에 설치된 하찮은 저 카메라 때문에 .......,걱정이 앞 선다.
현대 사회에 발 빠르게 적응하는 것도 좋지만 입구에서 부터 옛날에 느꼈던 감흥이나 소담하면서도 차분해지던 옛 길은 어디를 가고 느닷없이 노란 황토길이 나를 당황하게 하고 말았다.
옛날에는 이곳의 길을 아마 고샅이라고 불렀을 것이고 그 폭은 커 봐야 작은 가마 정도가 겨우 지나갔을 것이다.
그것도 아니면 두 사람이 어깨를 부딪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 받았을 정도의 길 이었을 것이다.
밀려드는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해서 넓혔다는 것은 어쩜 필요 악이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늘이 안 보이는 고샅길을 들어 서면서 아련한 추억에 잠 길 수가 있었고 죽죽(竹竹) 시원하게 하늘을 향해 고고하게 서 있는 것을 보고 남도의 향취에 감탄을 했던 많은 사람들이 그만 향취를 잃어 버린 모습을 보고 다음에 오면 뭐라고 말 할까?.
옛날 것을 고수하자는 고루한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이왕 현대에 맞게 관람객의 안전을 해치지 않는 좋은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비록 노란황토길이 아니더라도 옛날 것을 지키면서 이곳만의 특별한 정취도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람객의 안전도 지키면서 현대에 맞게 고칠수는 없었는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여행이었다.
우리들은 쉽고 빠른것을 탐하면서 주변과 조화는 왜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하기야 노란황토길을 만들 생각을 하는 사람이 주변과의 조화까지 생각 할 수나 있었을까?.
만약 황토길을 걷어 내고 옛날의 그 길 처럼 돌덩이들이 수북하게 박혀 있고 검은 흙이 발 밑을 차분하게 해 주는 그 길로 바꾸고 사유지라는 명분 때문에 험 한 모습으로 둘러 쳐진 울타리도 자연스런 모습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 졌다.
관람객의 성숙한 관람 문화가 앞 선다면 저 울타리는 아무리 사유지라고 할 지라도 이곳에 울타리를 만들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죽하면 이곳에 울타리를 쳐 경계의 의미를 확실하게 하였을까?.
우리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는다고 대 밭에 들어가고 툭 하고 던져버린 쓰레기 그리고 혹시라도 불이 붙은 담배불을 몰래 던졌다면 아찔하기도 했을 것이다.
대 밭에 불이나면 소리도 요란하지만 사람의 힘으로는 끌 수 없다는 것을 저 대 밭 주인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소방차가 도착하기도 전에 엄청난 손실을 볼 것이고 만약 이 대 밭이 훼손 된다면 이 명승지도 험 한 모습으로 수 년을 견디어야 한다는 것을 알 고 있었을 것이다
또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아마 이것 때문에 울타리를 쳐야 했다는 것을 그저 짐작 할 수가 있다.
그것은 죽순이 나는 시기에 대 밭에 아무 상식도 없이 들어가 대 밭을 훼손하고 그 죽순을 뽑아가는 관람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울타리를 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왕 울타리를 쳐야 했다면 사유지의 주인이 울타리를 치는 것 보다는 이 명승지를 관리하는 주체에서 사유지의 주인과 충분하게 협의 한 후에 쳤다면 더 좋은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을 수가 있었을 것이다.
입구에서 부터 아쉬움이 많이 남고 서운한 마음으로 옛날의 정취와 경치를 눈을 감고 상상해 보며 안으로 들어 갔다.
천만 다행인 것은 입구에서 잃었던 향취와 머리에 각인 되어 있던 그 모습 그대로 나를 맞아 주었으니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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