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에 가면 거대한 녹색바다가 있다.(축령산 숲공부자료)
축령산과 임종국
축령산은 노령의 지맥에 위치한 산맥으로 전남북의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6·25전쟁 등 민족적 수난기에 깊은 생채기가 있는 산이며, 축령산 남서쪽 산록은 마치 유럽풍의 잘 조림된 침엽수림지대를 연상하거나 끝이 보이지 않는 녹색바다처럼 보인다.
삼나무·편백·낙엽송·테다·리기다소나무 등 수령 5∼50년 생의 숲이 260ha 라는 공간을 차지하면서 널찍하게 펼쳐진 바다를 이룬 주변에는 천연림인 상수리·졸참나무·떡갈나무 등이 둘러싸고 있어 숲의 묘미는 더 깊은 곳이다.
그 인공수림 사이로 산의 능선을 비스듬히 가로 지르는 임도로 들어서면 울창한 숲이 하늘을 가리고 있는데 호젓하게 걸으면 2시간30분정도 소요되는 6km의 숲 길은 요즘 각광받고 있는 삼림욕을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서로 몸을 섞은 축령산 자연휴양림은 발끝에서 올라오는 황토의 촉촉한 흙냄새와 코까지 뻥 뚫리게 만들 정도의 상쾌한 피톤치드 향을 맡으면 아무 놀 거리 없는 숲 길이지만 그렇게도 재미날 수가 없으며, 술자리가 아니면 감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는 편안하고 포근한 숲 길이 된다.
숲 길을 가다 길가에 앙증맞게 앉아있는 풀 들에게 인사라도 건 낼라치면 금방이라도 두 팔을 잡아 줄 것만 같은 낭만적인 숲 길이 된다.
축령산의 나무들은 피톤치드(나무에서 뿜어져 긴장을 완화하고 항균력이 뛰어난 방향성 물질을)를 많이 발산하여 숲 길을 걷는 우리들의 머릿속을 상쾌하게 해주고 현대인의 고질적인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주는 축령산휴양림에는 한 여름에도 편백.삼나무의 향이 강하기 때문에 모기가 없어 삼림욕장으로 최적의 요건을 갗춘 곳이다.
축령산 숲은 순창 출신이며 독립 운동가이신 임종국(1915∼87)씨가 1956년부터 평생 삼나무와 편백나무를 심고 가꾸었으며, 축령산 휴양림이 또 한번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한 사람의 손으로 가꾸어졌다는 사실이다.
1956년부터 1987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는 장장 30여 년의 긴 세월을 꼬박 나무를 심고 가꾸는 데 쏟아 부었으며, 일제의 벌목과 6·25전쟁으로 폐허가 되다시피 한 이 땅에서 홀로 물지게를 지어 나르며 수십 만 그루의 나무를 키운 사람이다.
그러다가 결국 빚더미에 몰려 공들여 키운 나무는 모두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손바닥만한 월세방에서 쓸쓸하게 세상을 떠난 고 임종국 씨의 고단한 삶은 한 인간이 후손을 위해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이제 고인이 떠난 자리에는 생전에 그가 심고 가꾼 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올라 인간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숲을 이루었으며, 축령산은 인공 조림된 숲 중에서 가장 건강한 숲으로 꼽힌다.
쭉쭉 뻗은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창검처럼 에워싸 여름의 뜨거운 열기도 스며들지 못할 정도로 울창해 졌으며, 장년을 맞은 건강한 나무들이 저마다 우람한 모습으로 축령산 골짜기마다 가득하게 되었다.
식목일이 제정된 것은 1946년이지만 60년대에 들어서서 본격적인 녹화사업이 시작되었고 70년대에야 우리나라 민둥산이 서서히 녹색으로 바뀌기 시작했으며, 남보다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는 눈을 가진 고 임종국선생 덕분에 2000년에는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본부와 산림청이 공동 주최한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가 심은 나무들이 제법 목재로써 대접을 받은 70년대 이후엔 임업도 경제성이 있음을 확인한 산주들도 잇따라 조림에 뛰어들어 오늘의 축령산에서 아름다운 숲을 볼 수 있게 되었고 축령산에서 시작된 조림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는 원동력이 되어 우리나라의 산림녹화에 중대한 영향을 주기도 했다.
축령산 숲은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전국의 산림전문가는 물론 개발도상국의 임업인들 이 단골로 찾는 코스가 되었으며 요즘은 장성군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광코스 중 하나가 됐다.
숲을 가꾼 고임종국씨는 2001년 산림청 ‘숲의 명예전당’에 모셔 그의 뜻을 기리고 있으며,
원래 이곳은 80년대 이후 9명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었으나, 사유림 경영의 역사성과 학술적인 가치 등을 감안해 국가가 직접 보전·관리하기로 하고 2002년 4월 산림청이 매입했다.
육림가 임종국씨의 땀과 의지로 자라난 축령산은 남부지역 최대의 숲으로 이국적인 분위기마저 자아내는 이곳 침엽수림을 그가 우리 세대에 선물한 훌륭한 ‘미래 자원’이다.
이 숲을 가꾸고 보호하는 몫은 우리가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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