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암공원 생긴지도 벌써 이십 년이 되었다. 황량했던 풀밭에 듬성듬성 심어져있던 나무도 제법 숲을 이루고 있었으나 조경업자의 얄팍한 꼼수 덕분에 자라지 못하고 있는 나무가 있었다. 나무를 심으려면 나무의 뿌리가 충분하게 뻗어 갈 수가 있도록 구덩이를 파고 너무 단단하면 주변까지 파줘야 나무가 잘 사는데 그러하지 않아 지금까지도 몸살을 하고 있다. 그래도 그 틈에서 용케도 살아남은 무릇이 깨끗한 연분홍꽃을 피우며 산책나온 사람들의 눈을 쉬게한다. 가을색 하늘과 어울려 피어있는 연분홍 무릇이 멀리 향내를 바람에 실어 보내는 것 같은 가을의 초입에 선 공원의 무릇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