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쓴이: 송천(松泉)박진희
- 07.11.17 12:29
머리 잘리고 허리 잘리고 정말로 꼴 보기 싫었습니다. 죽은자의 전망을 위해 아름드리 소나무와 참나무와 온갖 잡목이 처참하게 도륙된 어느 사적지입니다. 만들며 우리 조상의 삶의 애환을 지켜 봤을 것 입니다. 산성을 쌓는 선열의 선혈이 낭자한 모습도 흥에겨워 산과 물과 계곡을 찾았던 태평성대의 조상의 모습도 모두 지켜보며 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것 입니다.
열악한 자연 조건 속에서도 탓하지 않고 이사 갈 생각도 않은 체 묵묵히 이곳을 지켰을 뿐인데, 지금의 모습은 이렇게 처참하게 자빠져 버렸습니다. 이곳이 국가사적지으로 지정되면서 나무나 바위 풀등은 휴후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지도 모릅니다. 한 평도 안 되는 죽은 자의 영역을 위해 그보다 백 배도 넘는 땅의 키큰나무는 모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내가 보아도 죽은자가 산 자라면 아주 훌륭한 전망의 집을 가지고 있는것을 부인하지 못 하겠더군요. 면앙정 송순선생은 초가집 3칸을 지어 바람에게 한 칸 내어주고 나 한칸 살고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는 두고두고 보리라 했던 싯귀가 갑자기 생각 납니다.
똘망하던 눈동자가 빛나지 않는 것을 보면.........,(이 그림은 죽은자의 영역이 있는 곳에 있는 나무는 아니지만 같은 사적지 안에 있는 아까시 나무입니다.) 참으로 아름 답지요. 산 자가 조금만 욕심을 버리면 아니 죽은 자가 살았을 때 더 잘 하고 모시고 죽은 자가 되었을 때는 자연과 하나되는 모습으로 죽은 자의 영역을 꾸민다면 ................,?. 도시에서 가로수가 잘려 나가는 모습을 우리는 많이 보았을 것 입니다. 전봇대에 걸린 선 때문에 목 잘리고 간판 가린다고 팔 잘리고 도로 만든다고 뿌리까지 뽑히는 광경 을 깊은 산 중에서 보는 기분이 들어 괜히 숨을 헐떡여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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