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삼산 가는 길(710m)
비래산 가는 길은 잘 포장된 꼬부랑 길
황톳길의 차진 맛은 없어도
산골의 정취는 길섶에 이슬되어 졸고
인적은 없고 길 위에 따가움만 남았다.
구룡마을은 숨을 죽이고
비래산 가는 길은 빗장을 걸었다.
깔크막은 삼산 가는 길을 내주고
키를 넘는 울퉁불퉁 잡풀 사이로
노란 천 조각 하나가
들어오라며 손짓을 한다.
천년의 숲처럼 하늘을 감추고
발밑에는 구르지 못 한 돌이
이끼가 세월을 노래하고
투구꽃은 바위틈에서 졸고
여로라는 동네는 천남성을 이루고
습지에 똬리를 틀었을 조그만 숨결이
편백 이불을 만들어 하늘을 가렸다.
실속없이 자손만 많이 내는 삼나무가
습한 양지쪽에 해바라기를 하는 오후
보기 힘든 미국좀부처가 앙증맞은 옆구리에
동방불패처럼 이쁜 술통을 달고
거만하게 버티고 서 있다.
억새의 바스락거림도 들리지 않는
한낮에 오이풀만 고개를 끄덕인다.
삼산 가는 길.
*비래산과 삼산은 곡성군 목사동면 구룡리와 용산리에 있으며, 반대편에 희아산도 있으나
구룡마을에서 비래봉 가는 길은 산행을 하는 사람이 아주 적은 관계로 산행로가 정리되지
않았다는 주민에게 전해 듣고 건너에 있는 용산리에서 삼산으로 가기로했다.
손바닥 만한 이정표도 보이지 않았으나 용케도 삼산 가는 길을 노란 헝겊조각이 알려 주었 다.
입구부터 심란했으나 숲길은 안정되어 있고 울울창창한 소나무 숲과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하늘을 가리고 있었으며, 대체로 산행길은 굴곡이 없고 습기가 많아 산행하기가 좋았다.
능선을 오르면 희아산 가는 길이 있는데 산딸기 덩굴이 산행길을 막았고,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울창한 참나무 숲이 펼쳐져 있으며, 키를 넘는 잡풀이 정상 까지 가득하였다.
정상에서 비래산 가는 길이 풀 속에서 빠꼼하게 내다보는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룹명 > 깔크막의 숲 산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수사 가는 길(오메!. 어짜쓰까!.) (0) | 2008.11.01 |
---|---|
병장산 가는 길 (2)685M (0) | 2008.10.07 |
병장산 가는 길 (0) | 2008.10.07 |
삼산 가는길 (0) | 2008.09.23 |
240일만에 다시 찾은 입암산 (0) | 2008.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