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불던 매서운 바람은 다 어디로 가고 오후 3시가 넘은 남창골의 봄은 활력이 사방에서 묻어나고 있었다.
힘차게 계곡의 돌과 모래를 쓸어내리면서 수서생물과 물고기를 부르고 삼나무의 잎 색이 찬연한 녹색으로 그의 색깔을 달리한 모습에서 봄의 왈츠를 듣는 듯 황홀함에 빠지기에 충분 하였다.
양지가 바윗 틈에서 어제의 눈에 깜짝 놀랐는지 길마가지나무가 꽃을 피웠는데,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듯이 활짝 핀 아름다움 마져 부끄러운 듯이 늘 고개를 숙이고 있는 탓에 우리는 길 가에서는 자주 놓치며 그의 입술을 들여다 볼 기회를 놓치고 마는데, 돌아 나오는 길에 수줍은 얼굴을 볼 수가 있어서 좋았다.
우리나라 각 처의 산의 양지바른 바위 뜸에서 더욱 잘 자라는 나무로 3~4월에 꽃이 피고 잎에는 털이 뽀송 뽀송 하지만 꽃 만은 가지고는 이름을 다 불러 주었다고 하기에는 조금의 무리가 따르지 않을까 한다.
괴불나무류의 꽃이 비슷하고 일부의 말발도리와도 닮았으니 그렇다는 것이다.
숲으로 향하다 보니 유난히도 산 속이 시끄러워 지는 것을 보니 저녁 때가 다 되어 가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저녁을 준비하고 따뜻한 보금자리로 향하는 산새들을 보니 이름을 불러주면 더 좋을텐데, 뒷 머리를 극적여 보고 씨익 웃고 돌아서는 발 길이 꽤나 무겁다.
새들의 아파트라고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따르고 먹이사냥을 하기 위해 아니 숲을 가꾸기 위해 열심히 벌레를 잡았을 것으로 보인다.
먹이 사냥터로 보는 이유는 최근에 한 꺼번에 뚫린 구멍이다는 것을 눈으로 증명해 주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그럼 이렇게 구멍을 뚫고 먹이사냥을 한 새는 누구일까?.
구멍의 크기가 비교 할 수 없어 사진으로는 잘 알 수 없지만 2~3종류의 새가 뚫었을 것으로 생각 되는데, 가르쳐 주실 분은 없을까요?.
지금 남창골에는 사방에서 물 퍼 올리는 소리가 오케스트라를 연출하고 있다.
얼얼하게 얼어버린 볼태기를 감싸고 정문 매표소에서 뜨거운 물 한잔과 따뜻한 아랫목에서 한참을 있다보니 진정 숲이 좋아 아니 그냥 좋아서 그동안 남창골을 기웃거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솟아 올랐다.
다행히 2년전 눈이 엄청 퍼 부었던 남창골을 기웃거리게 해 주셨던 두 분의 선생님이 근무 중이어서 더욱 반가왔다.
그 후로도 여러번 남창골을 드나드면서도 인사조차도 없이 관람객 입장에서만 매표소를 지나곤 했는데 오늘도 나의 편의에 의해서만 매표소에 얼굴을 내밀고 나오는 나의 뒷통수가 간지러웠다.
정다운 인사를 뒤로 하고 장성호가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그 길을 오늘도 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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