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산에 오르기에 적당하고 가까우면서도 누구나 오를 수 있는 산을 찾았다.
정상까지 끝 없는 숲으로 이어지고 정상에서 사방으로 딱 터진 남도의 들녘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었다.
지천에 피어있는 맥문동이 가냘픈 허릴 들어내며 길가 마다에 마중을 나와 있고 도둑놈과 작은도둑놈 그리고 큰도둑놈의 갈고리가 흐드러지게 여름 숲을 장식하면서 간간히 피어있는 이질풀과 쥐손이의 앙증맞음이 길가에 빠꼼히 고개를 내다보다 들키자 황급히 몸을 숨기는 것만 같았다.
영아자의 셈세함에 놀라 드려다보다 쥐꼬리망초의 아름다운 혓바닥이 보고 싶어져 루뻬를 꺼내 들었다.
언제보아도 작은 꽃 큰 기쁨을 주는 꽃......쥐꼬리망초, 참식나무의 슬픈 전설과 꽃무릇의 전설을 도란도란 이야기 하다보니 어느덧 연실봉에 오르고 말았다.
연실봉이라는 이름을 보니 모두가 정겨운 이름으로 생각되는 듯이 싱글벙글 하고들 있었다.
특히 남자들이 더 그런 것 같던데 무슨 사연이라도 있었는지 사뭇 궁금해 지는 것을 꾹 참고 함평천지 너른들과 서해바다에서 불어오는 짭짤름한 소금내음을 벗삼아 점심 보자기를 풀고 여수 순천 등에서 직접들고 온 맛있는 김치를 한 가닥 입에 넣으니 맛이 천하 일품이었다.
칼날바위에 도착해서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이 없이 와아를 연발하고 있었는데 눈 밑에 무선 안테나가 심하게 눈을 거슬리게 하고 말았다.
그것들만 없었다면 온통 자연 그것이었는데 말이다.
고도의 기술로 발달하여 저 덩치 큰 안테나를 대신해줄 보일 듯 말 듯한 크기의 안테나가 대신하여 준다면 불갑산은 물론 우리 산야는 더 아름다움으로 빛 날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숲에서 마지막으로 가는 여름을 부여잡고 한 낮을 쓸어내는 매미의 울음이 가는길을 재촉을 하는 듯 하다가도 숲속에 피어있는 형형색색의 버섯을 볼 때 저들의 이름도 불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곡에서 어릴적 개구장이 시절로 돌아가 물장구도 조금 쳐보고 흐르는 땀을 불갑사 저수지로 흘려보내고 방생의 탓 인지 이 깊은 산골 저수지에 빨간 잉어 한 마리가 어슬렁 거리는 것을 보니 산과 물은 우리것이나 그속에 담겨진 고기는(?) 백양산에 있는 계담이 눈에 펼쳐지면서 눈에 보이는 것이 갑자기 빨게지고 말았다.
방생도 좋지만 이왕이면 우리것으로 했으면 좋지 않을까를 생각하며 차에 몸을 실었다.
함평의 밀재에 얼킨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차를 밀라고 하면 어쩌나 하는 공연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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