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세시풍속
1) 1월의 세시풍속
- 설날이란 일년 중의 첫날로서 설, 설날, 원일(元日), 세수(歲首), 연수(年首), 신일(愼日)이라고도 하는데, 한 해가 시작하는 날이니 만큼 매사에 조심하고 삼가며 경건한 마음으로 맞이하게 된다.
- 설빔은 남녀노소 빈부귀천이 없어 누구나 마련하는데 미리부터 각 가정에서는 정성껏 준비해 둔다. 옛날에는 어른들까지 두루마기 또는 도포를 비롯하여 버선, 대님, 바지, 저고리까지 두툼한 솜을 넣어 추운 날씨에도 견딜 수 있도록 했으며 아이들은 색동저고리로 곱게 단장했다. 이렇게 새옷을 입고 새해를 연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한 해를 경건하고도 기쁜 마음으로 시작한다는 뜻이 되겠다.
- 차례(茶禮) : 설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설빔을 입고 정성껏 음식을 차려 조상께 차례를 올린다. 사당(祠堂)을 종가(宗家)에서 모시는데, 고조, 증조, 조부모, 부모까지 4대를 모시고 5대조 이상은 집에서 지내지 않고 시제(時祭)때 모시게 된다.
차례에는 멀리 떨어져 있던 자손들이 다 모여 단란한 분위기 속에서 지내게 된다. 평소에 흩어져 생활했던 자손들이 이를 통하여 뿌리의식을 느끼게 되고 한마음이 되는 것이다.
- 세배(歲拜)란 차례가 끝나면 조부모, 부모, 숙부, 형 등의 순서로 어른들께 새해 첫 인사를 드리는 데 이것을 세배라고 한다. 집안에서 세배가 끝나면 세찬과 떡국으로 아침을 마치고 일가친척이나 이웃어른을 찾아서 세배를 드리고 세배를 받는 쪽에서는 음식을 대접하고 정담을 나누며 아이들에겐 세뱃돈도 준다. 세배를 드리고 받으면서 서로 '덕담'이 오고간다. 이러한 세배는 일가 어른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라도 찾아가 세배를 드리는 것이 예의로 되어 있으며, 정월 보름까지는 이러한 세배 행렬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 성묘(省墓) : 설날에는 조상의 산소를 찾아가 성묘를 한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했다는 인사를 생전과 같이 하며, 돌아가신 선조들의 효열담(孝烈談)이나 업적 등을 이야기한다.
- 복조리 : 복조리 풍속은 섣달 그믐날 밤 자정이 지나서 조리를 방이나 부엌에 걸어 두는 풍습이다. 섣달 그믐날 복조리 장수가 돌아다니면, 각 가정에서는 남보다 먼저 사야 복이 온다고 하여 1년 동안 사용할 양만큼 사서 사용한다.
삼재 막는 법(三災 免法)은 남녀의 나이가 삼재(三災-수재, 풍재, 화재)를 당하면 삼재를 면하기 위해 삼재면법을 쓴다. 설날 아침에 세 마리의 매를 그려 문설주에 붙이는 것이다.
태어난 해가 간지(干支)로 사(巳)·유(酉)·축(丑)이 든 사람은 해(亥)·자(子)·축(丑)이 되는 해에, 신(申)·자(子)·진(辰)에 태어난 사람은 인(寅)·묘(卯)·진(辰)이 되는 해에, 해(亥)·묘(卯)·미(未)에 태어난 사람은 사(巳)·오(午)·미(未)가 되는 해에, 인(寅)·오(午)·술(戌)에 태어난 사람은 신(申)·유(酉)·술(戌)이 되는 해에 삼재가 든다. 따라서 사람은 9년마다 삼재를 당하게 된다.
** 정초(正初)의 점복(占福)
- 토정비결(土亭秘訣)은 연초에는 1년의 운수가 어떠할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해서 토정비결을 본다. 사업에 성공할지, 관계에서 승진을 하는지, 무병건강하고 온 집안이 평안할 것인지 등에 대해 궁금하게 여겨서 보게 되는 것이다.
** 정초의 놀이
- 윷놀이는 정초에 남녀노소 구분없이 가장 많이 즐기는 놀이로, 정초뿐 아니라 사시사철 언제나 널리 행해지는 놀이이기도 하다.
- 널뛰기는 정초에 여성들이 하는 발랄하고도 힘찬 놀이이다. 폭이 한 자, 길이가 7∼8자 정도 도는 널판을 짚단이나 가마니 위에 올려 놓고 양쪽에 한 사람씩 올라타서 힘껏 굴러 뛰었다 내려앉았다 하는 동작을 번갈아 반복한다.
- 연날리기는 정초의 대표적인 놀이로, 바람이 많이 부는 언덕에 아이들이 모여 가오리연, 방패연 등 여러 종류의 연을 날리며 실감는 자세를 돌려 서로 연줄을 걸고 연싸움을 하기도 하는데 지지않기 위해 연줄에 부레풀을 묻히고 사금파리 조각을 부수어 바르기도 한다. 또한 연에 '송액영복(送厄迎福)', '송액(送厄)' 등의 글씨를 써서 멀리 날려보내며 그 해의 모든 재액(災厄)이 연처럼 멀리 사라지기를 기원하는 풍습도 있다.
** 12간지일(干支日)
- 쥐날(上子日)은 정월에 첫째 쥐날을 상자일이라 하여 농부들은 들에 나가 쥐를 없애기 위해 논과 밭두렁에 불을 놓는다. 또 밤에 불을 밝혀 쥐가 곡식을 먹는 것을 방지하며 바느질이나 길쌈도 하지 않고 하루를 쉰다.
- 소날(上丑日)은 소의 명절이기 때문에 소에게 일을 시키지 않고 여물을 듬뿍 주어 하루를 쉬게 한다. 이날은 도마질도 하지 않고 쇠붙이 연장도 안 다루며 방아도 찧지 않는다.
- 호랑이 날(上寅日)은 옛날부터 호랑이 날엔 호랑이가 나타난다고 하여 산에 가지 않았다. 또 이날은 사람날(人日)과 음이 같으므로 일도 하지 않고 쉬며 출입을 금하고 근신을 한다.
- 토끼날(上卯日)은 이날은 남자가 먼저 일어나 대문을 열어야 일년간 가운이 번창한다고 한다.
- 용날(上辰日)은 장성지방에서는 이날 물을 긷지 않는다. 이날 물을 길면 바쁜 농사철에 비가 와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날에는 머리도 감지 않고 실과 같은 긴 물건도 다루지 않는다.
- 뱀날(上巳日)에는 용날처럼 물을 긷지 않고 머리도 빗지 않는다. 또 빨래도 널지 않으며 바느질도 안하고 땔나무도 부엌에 들이지 않아 뱀이 나타나는 것을 예방한다. 그리고, 청룡(靑龍)·백룡(白龍)·흑룡(黑龍)이라 쓴 손바닥만한 종이를 뱀이 나올만한 곳에 거꾸로 붙이는 뱀 입춘이 있으며 '뱀지지기'라 하여 막대 끝에 솜을 뭉쳐 뱀사(巳)자를 쓴 뱀지지대에 불붙여 끌고 다니기도 한다.
- 말날(上午日)은 좋은 날이라 하여 장을 담근다.
- 염소날(上未日)은 잰나비날, 납날이라고도 하는데, 일을 아니하고 놀며 술과 고기를 먹기도 한다. 남자가 여자보다 먼저 일어나 문을 열고 청소를 하며, 부엌에도 남자가 먼저 들어가기도 한다.
- 닭날(上酉日)에 부인들은 바느질을 않는다. 바느질을 하면 손이 닭발처럼 보기 흉하게 된다고 한다.
- 개날(上戌日)에는 일을 하면 개가 텃밭을 해친다고 하여 일을 하지 않고 쉬며, 이날은 풀도 쑤지 않는데, 개가 풀을 잘 먹기 때문에 풀을 많이 먹고 탈이 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 돼지날(上亥日)엔 바느질을 하면 손가락이 아리기 때문에 하지 않고 머리를 빗으면 풍증(風症)이 생긴다고 하여 삼간다.
- 유모일(有毛日)과 무모일(無毛日)에는 정월 초하루부터 보름까지는 일반적으로 일을 하지 않고 쉬며 풍년을 빌고, 한 해의 행운을 기원하면서 신성하게 보내는 기간이다.
1일부터 12일까지는 간지(干支)에 의해 유모일과 무모일로 나뉜다. 유모일은 길하고 무모일은 흉하다고 한다. 유모일은 쥐, 소, 호랑이, 토끼, 말, 염소, 원숭이, 닭, 개, 돼지날이며 무모일은 용, 뱀날 뿐이다. 설날이 유모일이면 그 해에는 풍년이 든다고 하며 그 중에서도 호랑이 날을 제일 좋게 여긴다.
- 인일(人日) 정월 1일은 닭날, 2일은 개날, 3일은 염소날, 4일은 돼지날, 5일은 소날, 6일은 말날, 7일은 사람날이다. 사람날에는 외숙(外宿)하지 않으며 손님이 오는 것도 꺼린다.
- 입춘날 민간에서는 집집마다 대문이나 기둥에 '입춘대길건양다경(立春大吉建陽多慶)' '국태민안가급인족(國泰民安家給人足)' 등의 춘첩자(春帖子)를 붙인다.
- 보리뿌리점(麥根占) 입춘날 보리뿌리를 보고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것을 맥근점이라 한다. 열양세시기(洌陽歲時期)에는 "입춘에 농가에서 보리 뿌리를 캐 보아 농사의 풍년과 흉년을 점치는데, 뿌리가 세 가닥 이상이면 풍년이고, 두 가닥이면 보통이며, 한 가닥이면 흉년이 든다."라고 적혀 있다.
- 정월 대보름(上元) 세시풍속으로 동제(洞祭)를 실행하는데 동제는 마을에서 공동으로 지내는 제사로 당제(堂祭), 산제(山祭), 당산제(堂山祭), 산굿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 안택(安宅)은 동제가 마을 전체의 제사인데 비하여 안택은 개인 제사이다. 무당을 불러 안택경(安宅經)을 읽으며 터줏대감이나 조상신에게 가족의 무병건강이나 1년간의 액(厄)을 막아 주라는 부탁을 한다. 이를 고사(告祀)라고도 하는데 농사를 짓는 사람뿐 아니라 장사를 하는 집에서도 사업의 번창을 빌며 안택(安宅)을 한다.
- 노두놓기란 보름 전날 밤에 아이를 키우는 집안에서는 아이의 장수나 건강, 성공을 위해 냇가에 누둣돌을 놓는다. 여러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징검다리를 쌓음으로써 적선(積善)을 하게 되어 그 복이 자식에게로 되돌아 온다는 믿음에서이다.
- 제웅치기는 남녀의 나이가 직성(直星)이 들면 제웅을 만들어 동구밖에 갖다 버림으로써 직성을 풀게 되는데, 직성이라 하면 남자의 나이가 11, 20, 29, 38, 47, 56세 때이고, 여자의 나이는 10, 19, 28, 37, 46, 55세 때로 액운(厄運)이 낀 해를 말한다.
짚으로 사람처럼 인형을 만들어서 그 속에 쌀이나 돈을 넣어서 제웅직성이 든 사람의 생년, 월, 일, 시를 넣은 것을 제웅이라 하는데, 보름 전날 아이들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제웅을 내라고 소리쳐서 안에 들어 있는 쌀이나 돈만 내 가져가고, 제웅은 개천이나 마을 밖의 후미진 곳에 갖다 버린다.
- 복토(福土)훔치기는 보름 전날 밤에 가난한 사람이 부잣집 마당이나 뜰의 흙을 몰래 파다가 자기네 집 부뚜막에 바르는 풍속이 있는데 이것을 복토훔치기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부잣집의 복이 흙과 함께 그대로 옮겨 와 자기도 부자가 된다는 유사주술(類似呪術)적인 풍속인 것이다.
- 낟가릿대 세우기란 볏가릿대, 유지방, 유지지, 화간(禾竿)이라고 한다. 보름 전날 장대 꼭대기에 볏짚단을 묶어 매달고 그 곳에 벼, 조, 보리 이삭과 종이꽃이나 팔랑개비를 꽂아두고 아이들이 그 둘레를 돌며 농악을 치며 논다. 추수한 곡식이나 열매를 노적하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풍년을 기원하는 풍습인 것이다.
- 달집 태우기는 농악대의 청년들이 집집의 마당밟이를 해주고 짚을 얻어 오거나 또는 각자가 나무나 솔잎 등을 가져와 언덕이나 산에 쌓아 두고 달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불을 지핀다. '망울이 불'이라 외치며 달빛 아래 빨갛게 타오르는 불덩이를 보며 이웃 마을과 어느 쪽이 더 높이 올라가는가 겨루기도 한다. 달집이 잘 타오르면 그 해 농사가 풍년이 들고 타다가 꺼진다거나 불길이 약하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풍요의 원리인 달과 신성한 불을 결합시켜 풍년을 기원하는 풍습이다.
- 부럼은 보름날 아침에 일어나 호두, 잣, 밤 등을 깨무는 것을 말한다. 깨물면서 "1년 동안 무사태평하고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주십시오." 라고 축원한다.
- 귀밝이술(耳明酒)의 풍습은 동국세시기에 "청주 한 잔을 데우지 않고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라고 했다. 보름날 아침에 일찍 술을 한 잔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1년간 좋은 소식만 듣게 된다고 하여 여자도 마신다.
- 더위팔기란 보름날 아침에 더위팔기를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사람을 급히 불러 대답을 하면, "내 더위"라고 외쳐 더위를 판다. 그러면 여름철에도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호명을 받은 사람이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가 먼저 "내 더위 사가라."고 응수하면 팔려던 사람이 오히려 더위를 사게 된다고 한다.
오곡밥 먹기는 보름에는 쌀, 콩, 팥, 보리, 수수 등으로 오곡(五穀)밥을 해 먹는다. 이날은 타성(他姓)받이의 집에서 한 밥을 먹어야 좋다고 하여 서로 밥을 나누어 먹으며 평상시 세 번씩 먹는 밥을 여러 번으로 나누어 아홉 번씩 먹기도 한다.
- 진채식(陣菜食)이란 보름에 호박말림, 무말림, 가지나물, 버섯, 더덕, 도라지, 외고지, 감자순 등 여름에 말려둔 나물을 삶아 먹는 것을 진채식이라 한다. 이날 보름나물을 먹으면 일년내 더위도 타지 않고 병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 백가반(百家飯)은 동국세시기에는 "어린이가 봄을 타 살빛이 검어지고 야위어 마르는 아이는 정월 보름날 백 집의 밥을 빌어다 절구를 타고 개와 마주 앉아 개에게 한 숟갈 먹이고 자기도 한 숟갈 먹으면 다시는 그런 병을 앓지 않는다."고 쓰여 있다. 이를 백가반이라 하는데, 적어도 세 집 이상의 밥이라도 먹기 위해 서로 돌아다니며 먹는 시늉이라도 하고 자기 집에서도 일찍부터 밥을 하여 나누어 주기도 한다.
- 개 보름 쇠기는 보름날에는 개에게 밥을 주지 않는 것을 말한다. 밥을 먹이면 여름에 파리가 끓고 부스럼이 생겨 개가 마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속담에 "개 보름 쇠듯 한다."라는 말도 있다. 이날은 개에게 밥을 주지 않아도 거리에 나가면 내전밥이나 거릿제밥 등이 있어 그것을 먹으므로 개가 굶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 소 여물주기는 보름날 아침 일찍 소에게 밥과 나물을 차려 주며 무엇을 먼저 먹는가에 따라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한다. 이를테면 밥을 먼저 먹으면 그해 농사가 풍년이 들고, 나물을 먹으면 흉년이 들긴 하나 목화(木花)나 야채, 과일 등은 풍작을 이룬다는 것 등이다. 또한 이날에는 외양간 앞에다 밥, 떡을 차려서 소가 언제나 사고없이 일을 잘 하기를 빌기도 한다.
- 다리밟기(踏橋)란 보름날 밤에 남녀노소 모두가 나와 다리(橋)를 밟는 풍속으로 이렇게 하면 1년 동안 다리(脚)가 병이 없이 튼튼해 진다고 한다. 장성에서는 백양교, 용강교, 서삼교, 황룡교에서 횃불놀이와 같이 실행된 것을 보고 들었다는 노인들의 증언조사에서 볼 수 있는데 밤이 되면 사람들은 새옷으로 갈아입고 가까운 곳에 있는 다리를 찾아 농악대의 뒤를 따라 몇 번이고 밟고 오가며 놀았다. 이는 다리(脚)와 다리(橋)가 음이 같은 데서 온 유사주술적인 민속 행위라고 볼 수도 있겠다.
- 달맞이란 대보름날 저녁에 달이 떠오를 무렵 사람들이 달구경을 하기 위해 산을 오르는 행위이다. 동쪽에서부터 달이 떠오를 때쯤이면 모두 두 손을 모아 달을 보고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기원을 한다. 또 떠오르는 달을 보고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하는데, 달이 선명하면 풍년이 들고, 흐릿하면 흉년이 들며, 달빛이 희면 비가 많이 오고, 달빛이 붉으면 가물 것이고, 달이 남으로 기울면 바닷가가 풍년, 북으로 기울면 산간지역이 풍년이 들 것이라고 하는 것 등이다.
- 잰부닥불 피우기는 보름 전날 밤 마당에 불을 피우고 그 위에 대, 피마자대, 고추대 등을 올리면서 요란한 소리를 내는 것이다. 불 옆에는 양동이에 물을 담아 놓고 바가지를 엎어 둔다. 아이들에겐 한지로 만든 옷을 입히고 자기 나이만큼 모닥불을 뛰어 넘게 한다. 그리고 한지를 불에 태우면 아이가 1년간 건강하다고 한다. 불이 사그라들면 양동이의 물을 바가지로 퍼서 여기저기에 뿌리며 잡귀물림을 한다.
- 쥐불놀이란 정월 상자일(上子日)이나 열 나흗날 밤에 논, 밭둑에 불을 놓는 것을 쥐불놀이라 한다. 그러면 논두렁이 더 여물어지고 물이 새지 않아 농사가 잘 된다. 이는 쥐를 쫓고 병충해를 방지할 수도 있으며 잡귀를 몰아내어 신성하게 봄을 맞이한다는 의미와 함께 타고난 재는 또 거름으로도 이용할 수가 있다는 이점이 있다.
- 뱀치기는 정월 상사일(上巳日)이나 보름 경에 아이들은 여자의 머리카락, 피마자대, 왼새끼, 고추, 헝겊 등으로 뱀처럼 길게 만들어 그것을 질질 끌고 다니며 뱀이 나올 듯한 곳에서 "배암 끄집자" "진대 끌자"라고 외치고 난 뒤 집밖에 갖다 버린다. 이를 '진대끗기', '진것치기'라고도 부른다
- 샘물 대기는 샘물이 잘 나오지 않을 때 남의 마을 샘물을 몰래 길어와 자기 샘에 부으면 물이 마르지 않고 잘 나온다고 하여 부녀자들이 샘물대기를 한다. 자기 마을의 공동샘에 다른 마을 샘의 정기(精氣)를 불어넣는 행위인 셈이다. 그리하여 보름 전날에는 작당을 해서 이웃 마을을 침범하기도 하고 자기 마을 지키기도 한다.
- 지신밟기는 정초부터 정월 보름 사이에 마을의 농악대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매구를 쳐준다. 그러면 각 가정에서는 돈이나 쌀, 술상을 차려 대접을 한다. 농악대의 상쇠는 그 집에 도움이 될만한 덕담이나 축원을 하며 마당, 뒤안, 부엌, 장독, 광 등을 돌면 풍물을 따라 포수, 각시, 양반 등의 놀이패가 뒤를 따르며 한바탕 신나게 판을 벌리며 논다.
- 횃불싸움은 보름을 며칠 앞두고 아이들은 헌 대빗자루나 싸리를 묶어 홰를 만들어 두었다가 보름날 밤이 되면 횃불을 만들어 가지고 논다. 횃불을 돌리며 각자가 기세를 올리는데 보름달이 떠오를 때쯤이면 이웃 마을과 경쟁하다가 싸움이 붙기도 한다.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퍼붓다가 시비를 걸면 치고 때리는 격투가 벌어진다. 승부는 부상을 당하거나 횃불을 빼앗긴 사람이 많은 쪽에서 항복을 하게 되어 결정이 난다. 이는 협동정신과 함께 용맹성을 기르는 남성적 놀이라고 할 수 있다.
장성에서는 북상, 북하, 장성읍, 서삼, 삼계, 삼서, 황룡, 동화, 진원, 남면간 마을 단위로 6.25 이후까지 성행되었음을 장성 마을사 유래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 기세배(旗歲拜)란 정초에 마을의 상징인 기를 앞세우고 여러 마을의 농악대가 모여 순서를 정하고 서열에 따라 농기를 숙이고 인사하는 것을 기세배라 한다. 서열은 농악대가 창설된 순서, 곧 역사가 오래된 마을이 형(兄)이 된다. 세배하는 장소는 맏형 마을의 광장이 되며 각 마을의 농악대는 이곳에 당도할 때까지 농악을 치며 농기를 높이 들어 기세를 올리는데 각 마을의 농기가 모두 모여들 때쯤이면 그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 줄다리기는 일반적으로 정월 보름에 당제가 끝나고 마을에서 편을 갈라하게 되는 기풍(祈豊)적인 놀이이다. 보름날 전부터 마을에서는 집집에서 갹출한 짚단으로 암·숫줄을 꼰다. 짧은 것은 20∼30m에서 긴 것은 100m가 넘기도 한다. 짚이 부족할 때는 산에서 칡넝쿨을 뜯어와 보태기도 한다. 생산성이 있는 여자쪽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하여 남자쪽에서 일부러 져주기도 하는데, 놀이가 끝나면 농악대와 마을민들은 농악을 치며 한바탕 신나게 놀아댄다. 마을 축제적인 성격이 강한 놀이로, 쓰고 난 줄은 당신목(堂神木)에 칭칭 감아 두기도 한다.
2) 2월 세시풍속
- 머슴날은 2월 1일 중화절(中和節)이라고 하며, 농가에서는 머슴날, 하리아드래날이라고도 한다. 가을 추수가 끝나고 오랫동안 쉬던 머슴들이 봄을 맞아 일을 할 시기가 돌아와 주인들은 새로운 해의 농사를 잘 지어주기를 부탁하며 머슴에게 대접을 톡톡히 한다.
- 콩볶기란 2월 1일 날 각 가정에서 콩볶는 행사를 말한다. 콩을 볶을 때는 타지 않게 주걱으로 저으며 "콩을 볶아라, 새알 볶아라, 쥐알도 볶아라."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콩을 볶아 먹으면 노래기도 없어지고 쥐가 곡식을 축내는 일도 없어진다고 한다. 아이들은 볶은 콩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먹는다. 또 여러 가지 곡식을 솥에 넣고 볶으면서 어느 것이 먼저 볶이고 튀는가에 따라 그해 농사를 점치기도 한다.
- 영등은 2월 1일 하늘에 사는 영등할머니가 내려오는 날이다. 영등할머니는 며느리나 딸을 데리고 내려오는데 딸이 올 때는 바람이 일지 않으나 며느리가 올 때는 거센 바람과 비를 동반한다고 한다. 일기가 불순하면 농사에 큰 지장을 초래하므로 농가에서는 2월 초하룻날 아침 일찍부터 새 바가지에 물을 담아 장독이나 부엌에 올려놓고 빌며 근신한다.
- 노래기 부적(符籍)인 2월 초하루에는 온 집안을 샅샅이 청소를 한다. 이때쯤이면 노래기라고 하는 벌레가 초가지붕이나 초목이 썩은 부분에서 나와 심한 악취를 풍기는데, 향랑각시, 노략, 요내기라고도 불리는 이 노래기를 없애기 위해 기둥이나 서까래 등에 '향랑각시 속거천리(香 閣氏 速去千里) 또는 '노낙각시천리속거'라는 부적을 써서 거꾸로 붙인다. 백지에 붉은 글씨로 쓰며, 이 밖에도 솔잎을 따서 마당이나 문 앞에 뿌리기도 한다.
- 경칩일(驚蟄日)엔 남자들은 들이나 산에 가서 개구리알을 건져 술과 함께 마신다. 이를 용알 떠먹기라고도 하는데 이렇게 하면 해수병이나 남자의 양기를 돕는 데에 좋다고 한다. 이날엔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 하여 담을 쌓거나 벽을 바르고 둑을 쌓기도 한다. 또 빈대가 심한 집에서는 물에 재를 타서 집 네 모퉁이에 놓아둔다.
- 좀생이점(占)인 2월 6일 저녁에 묘성(昴星)이란 별과 달과의 거리를 보아 그해의 풍흉을 점치는 풍습이 있다. 묘성을 송진이, 솜싱이, 좀싱이, 소무생이라고도 하는데 오밀조밀 많은 별들의 이름을 그렇게 부른 듯하다. 좀생이가 달보다 앞서 있으면 대풍이고, 달과 평행이면 보통이고, 달보다 뒤떨어져 가면 흉년이 든다고도 하며 좀생이의 빛이 붉으면 가뭄이 심하며, 투명하게 맑으면 비가 적당히 와 풍년이 든다고 한다.
3) 3월 세시풍속
- 삼진날은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날이다. 이날엔 제비를 보면 손을 흔들어 반기는데, 나비를 보면 일년 동안 멋만 부리고, 개미를 먼저 보면 열심히 일을 해서 부자가 된다고 믿는 아이도 있다.
- 한식(寒食)은 동지(冬至)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로, 이날 농가에서는 곡식의 씨를 뿌려 새해 농경의 시작을 준비한다.
- 곡우(穀雨)는 24절기 중에 여섯째 오는 날로, 이 무렵이 되면 농가에서는 못자리를 하기 위해 볍씨를 담근다.
- 풀각시 놀이는 아가씨들이 각시풀, 물곳, 비단개를 뜯어다 실로 묶어 나뭇가지에 매달고 머리를 반드시 따서 마치 소녀의 댕기머리처럼 만든 다음 땋은 머리에 성냥개비와 건명태 관자뼈를 비녀로 쪽에 꽂아 치마 저고리를 입혀 풀인형을 만드는데 이를 각시놀이라고 한다.
4) 4월 세시풍속
- 초파일(初八日)로 석가모니의 탄생일인 이날은 욕불일(浴佛日)이라고도 불리우는데 불도들은 절에 찾아가 재(齋)를 올리고 축원을 드리며 탑돌이를 하기도 한다.
5) 5월 세시풍속
- 단오(端午)란 5월 5일을 단오, 수릿날, 천중절(天中節)이라고도 한다. 각 가정에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 여러 가지 음식을 장만하여 차례를 지낸다. 여자들은 그네를 뛰고, 창포에 머리를 감으며 놀고 남자들은 씨름 등을 하며 하루를 즐긴다. 이날 또 가정에서는 쑥떡을 해먹기도 하는데 이를 수리떡이라 부른다.
- 쑥과 익모초(益母草) 풍속행사는 단오날 아침에 쑥이나 익모초를 뜯어다 다발을 만들어 집안에 걸어놓기도 하는데 여름철에 입맛이 없을 때 달여 그 즙을 내어 먹으면 식욕이 되살아난다고 한다. 또 농가에서 단오날 이른 아침에 쑥다발을 문에 걸어 두는 것은 재앙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6) 6월 세시풍속
- 6월 15일을 유두날이라 한다. 이날에는 폭포를 찾아가 물맞이를 하거나 바닷가로 가서 모래찜도 한다. 또, 유두천신(流頭薦新)이라 하여 새로 나온 수박, 참외 등의 과일과 국수와 떡을 만들어 제사를 올리기도 한다.
- 복날 행사는 하지가 지난 후 셋째 경일(庚日)이 초복(初伏), 넷째 경일이 중복(中伏), 입추 후 첫 경일이 말복(末伏)이다. 이를 일컬어 삼복(三伏)이라 하는데 일년 중 가장 더운 때이다. 이때가 되면 사람들은 몸을 보(補)하기 위해 개를 잡아먹는다거나, 햇병아리를 잡아 인삼과 대추, 찹쌀을 넣은 삼계탕(蔘鷄湯)을 먹기도 하며, 삼복 더위에 악귀가 몸 속에 들어오는 것을 막고자 악귀가 무서워하는 붉은 색의 팥죽을 쑤어 먹기도 한다.
7) 7월 세시풍속
- 칠석(七夕)이 있는데 7월 7일을 말한다. 이날은 천상의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이라고 하며, 칠월 칠석을 전후해서 여름 장마철에 습기가 배어 눅눅해졌던 옷이나 책을 내어 말리기도 한다.
- 백중(百中) 풍속은 7월 15일로 백중(百中), 백종(百種), 백중(百衆), 중원(中元), 망혼일(亡魂日)이라고도 부른다. 농사를 거의 다 지어놓고 추수만을 기다리고 있을 때이므로 이날은 모두 일을 하지 않고 논다.
- 호미씻이(洗鋤宴)란 7월 보름쯤 되면 이제 농사도 거의 끝났기 때문에 호미를 씻어 두는 것을 말한다. 이를 초연(草宴), 풋굿, 농장원 놀이라고도 한다. 이날 부잣집에서는 그동안 농사를 짓느라 고생한 머슴에게 마포잠방이를 한 벌씩 해주고 우장에 삿갓을 씌워 소를 태워주며 술과 음식을 대접한다. 또 어느 집 농사가 가장 잘 되었는가를 보아서 그 집의 머슴을 농장원(農壯元)으로 뽑아 축하하며, 주인집에서는 음식을 내와 하루를 즐겁게 보낸다.
8) 8월 세시풍속
- 한가위인 8월 15일은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로 추석(秋夕), 가위, 중추절(仲秋節), 가배일(嘉俳日)이라고도 한다. 이날엔 아침 일찍 새옷으로 갈아입고 1년 동안 지은 농사의 수확물을 가지고 조상께 차례를 올린다. 차례가 끝나면 며칠 전에 미리 벌초(伐草)를 해둔 산소에 찾아가 성묘을 하며 조상의 덕을 기린다.
- 추석음식에는 햅쌀로 밥을 짓고 떡을 한다. 추석의 시절 음식으로 송편(松餠)떡이 있고, 무와 호박을 섞어 시루떡도 만들며, 찹쌀가루를 쪄 떡을 만들고 거기에 볶은 검은 콩가루나 누런 콩가루, 깨소금을 무친 인절미(引餠)을 만들기도 한다. 이때 나오는 햇과일에는 감, 밤, 대추, 사과 등이 있다.
- 올베심리로 추석 무렵 벼가 익게 되면 벼이삭이 잘 영근 부분만 골라 훑어서 솥에 넣고 볶는다. 이것을 올벼쌀이라 하는데 이 햅쌀로 밥을 지어 차례상에 올리기도 한다.
9) 9월 세시풍속
농촌에서의 9월은 무척 바쁜 계절이다. 한로(寒露), 상강(霜降) 무렵이면 농가에서는 목화따기나 콩·팥·수수·조 수확과 함께 벼의 가을걷이를 하며 무·배추·고추 등을 거두어 김장 준비도 해 둔다. 또 한편으론 가을보리도 심어야 하며 마늘도 심어야 한다.
10) 10월 세시풍속
- 시제(時祭)는 시향(時享), 시사(時祀)라고도 한다. 집안에서는 4대봉사(四代奉祀)를 하고 5대조부터는 산제(山祭)로 모시는데 이를 시제라 한다. 시제날에는 원근의 자손들이 모두 모여 음식을 직접 장만해 온다거나, 문중답(門中畓)을 부쳐먹는 산지기에게 음식을 준비시켜 제사를 올린다. 이날은 원근 일가친척들이 서로 만나 안부도 묻고 문중회의도 개최하여 문중사를 논하며 조상의 덕을 기리기도 한다.
- 조상단지 모시기는 10월 각 가정에서 성주신을 모시고 제사를 올린다. 조그만 단지를 마련하여 그 안에 들어 있던 묵은 곡식을 비우고 새 곡식을 넣는다. 이를 세존(世尊)단지, 제석(帝釋)오가리라고도 한다.
11) 11월 세시풍속
일년 중 밤이 가장 긴 때를 동지(冬至)라고 하며 아세(亞歲), 작은설이라고도 하는데 이날에 붉은 동지팥죽을 쑤어 먹으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여긴다. 또 이 팥죽을 부엌, 대문, 장독 등에다 뿌리기도 하는데 이는 잡귀를 물리치려는 축귀(逐鬼)의 행위이다.
12) 12월 세시풍속
- 섣달 그믐 행사는 12월 30일에 1년의 마지막 날로서 제야(除夜), 제석(除夕)이라 부른다. 연중의 거래를 종결짓는 날이어서 빚이 있는 사람은 해를 넘기지 않고 모두 갚는다. 또 받을 것이 있으면 미리 받아야 하며 해를 넘기면 정월 보름까지는 빚 독촉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 관습이다
- 대청소 행사로 섣달 그믐날 새해를 맞기 위해 집안을 구석구석 청소한다. 마당을 쓸고 거미줄을 털며 헛간이나 외양간도 깨끗이 치운다. 묵은 해의 잡귀나 액운을 모두 물리치고 새로운 해를 신성한 마음가짐으로 청결하고 경건한 가운데 맞이하려는 것이다.
- 폭죽(爆竹)놀이는 제야의 자정 무렵에 마당에 불을 피우고 그 위에 생대를 올려 태운다. 그러면 대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터지는데 이를 폭죽, 대불놀이라고도 한다. 이 소리를 듣고 집안에 있던 잡귀들이 모두 놀라 도망치고 만다는 것이다.
- 수세(守歲)란 섣달 그믐날에 다락, 마루, 방, 부엌, 마당, 곳간, 변소에 모두 불을 켜 놓는다. 또한 윷놀이 등을 하며 모두 잠을 자지 않고 날을 새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잡귀가 끼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이날 아이들은 일찍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하여 잠을 자지 않기 위해 애를 쓴다. 혹 자는 아이가 있으며 눈썹에 밀가루나 쌀가루를 묻혀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을 보게 해 눈썹이 세었다고 놀리기도 한다.
13) 윤달(閏月)의 세시풍속
태음력(太陰曆)만으로는 계절의 흐름을 정확히 알 수가 없으므로 4년에 한번씩 윤달을 두어 맞추는데, 이를 공달, 덤달, 여벌달이라고도 하며,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없다."고 할 만큼 무슨 일을 한다 해도 지장이 없는 달이다. 집수리나 이사를 해도 부작용이 없으며, 궂은 일도 일부러 이때를 가려서 한다. 노부모를 모시고 있는 집에서는 윤달에 미리 수의(壽衣)를 지어 두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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