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깔크막의 숲 산행 이야기

진도 첨찰산 (珍島 尖察山 해발 485m)가는 길

깔크막 2012. 4. 4. 14:31

 

진도 첨찰산 (珍島 尖察山 해발 485m)가는 길

 

한반도 서남단 남해바다에 자리하고 있는 보배로운 섬 진도(珍島)는 초록빛 겨울을 모두 털어내는 바닷바람이 섬을 한 바퀴 휘감아 돌고 소리 내어 우는 울돌목(鳴梁명량)에서 바닷소리를 듣기도 전에 진도대교를 넘어서면 질리도록 초록이 가득한 섬이다.

적조가 없는 깨끗한 바다가 감싸고 있는 진도는 많은 섬으로 이루어져 곳곳에 명승과 비경을 이루는데 새들이 모여 있는 것 같다하여 부른 조도, 치성을 드리면 아기를 낳는다는 방아섬, 300년 전에 농사를 짓기 위해 심은 3만여 그루의 해송이 이룬 숲과 해수욕장과 후박나무가 자랑인 관매도, 옛날에는 통나무다리를 놓고 건넜다는 하늘다리, 진돗개, 진도에 가면 진돗개도 붓을 물고 다니고 사람은 빗자루만 들어도 명필이 난다는 보배로운 섬이니 여행 중에는 무조건 겸손해야 한다.

인간과 자연을 동급으로 보며 자연과 소통한 남종화의 산실이 있는 양천 허씨 소치의 운림산방, 남도석성, 삼별초군의 최후의 몽고 항전지 행궁 용장산성, 접도, 강강수월래, 신비의 바닷길, 설악의 공룡능선과 견줄만한 동석산이 있는 섬 진도는 사시사철 관광객을 불러드리는 매력이 있는 섬이다.

이 중 첨찰산(尖察山)은 진도읍에서 남동쪽으로 용장산성에 행궁을 만들고 9개월 정도 삼별초군과 마지막을 같이한 왕 온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묘소가 있는 왕 무덤재를 넘어 서면 넓은 들판 사이로 보이는 산으로 정상이 뾰쪽하여 주변을 살펴보기가 좋도록 사방이 탁 트여있다.

삼별초군이 몽고와 우리 군사의 연합군과 항전을 할 때 첨찰산(尖察山)정상에서 살펴보고 봉화대에서 연기로 신호를 보냈다하여 봉화산으로 부르기도 하는 첨찰산 산행은 운림산방 앞 주차장에서 삼성암골을 이용하거나 동쪽 운림산방 매표소 앞을 지나 조금 올라가면 진도아리랑 기념비가 있는 곳에서 산행을 시작해도 되는데 어디서 시작하든지 원점회귀가 가능한 산행을 할 수가 있다.

진도아리랑 기념비에서 동쪽으로 오르는 길을 따라 고군면 쪽으로 40분쯤 걸어가면 두목재에 이르게 되고 이곳에서 북쪽으로 뻗은 능선을 타고 첨찰산에 오를 수도 있지만 오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첨찰산 정상에서 두목재를 통해 기생기골로 내려가거나 덕신산을 지나 학정봉을 가는 길을 택하면 은빛으로 빛나는 천연 동백수림을 볼 기회가 주어지나 길은 뚜렷하지 않으므로 조심해야한다.

첨찰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진도아리랑 기념비에서 사천암이 있는 봉화골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고 제1폭을 지나 봉화골 안으로 올라가면 큰 와폭이 보인다.

와폭에서 사천암터의 약수터를 지나 헬기장을 이룬 주능선 안부의 왼쪽으로 돌로 쌓은 바위절벽이 올려다 보이는데 여기가 첨찰산 정상이다.

남으로는 첨찰산에서 이어져 나간 덕신산(285m), 학정봉 줄기가 묵직하게 자리하고 죽제산, 수리봉, 멀리 여귀산 산릉이 지력산과 함께 어우러져 진도읍을 안옥하게 품고 있다.

첨찰산 산행을 시작하는 쌍계사에서 삼선암골 산행 길을 선택하면 금방이라도 진도의 신비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낼 것 같은 상록수림은 나무가 빽빽하게 숲을 이루고 있어 햇빛이 제대로 들지 않아 어두컴컴하며 이 길을 아주 천천히 30분 정도 걸으면 계곡을 끼고 바위지대에서 쏟아져 나오는 샘물은 그 물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처럼 순수 자연림으로 뒤덮인 첨찰산 천연기념물 상록수림보호구역은 무더운 한여름에도 계곡에 발을 담그고 앉아 있으면 한기를 느끼고 빽빽한 풀숲의 마당바위에 앉아 있으면 나도 모르게 햇빛을 따라 바라기하게 만든다.

상록수림지대를 지나는 30분 정도의 산행 길에 무차별 적으로 쏟아지는 한 여름의 뜨거운 햇살도 이 숲길에서는 길섶의 키 작은 풀을 키울 뿐 넓고 두꺼운 나뭇잎에 반사되어 산행을 방해하지 못하지만 자기 역할을 다 해준 햇빛으로 익힌 달콤 시큼한 열매를 따 먹는 즐거움도 주는 산행을 할 수가 있다.

입구의 운림산방과 쌍계사는 천연기념물 제107호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는 상록수림과 동백나무군락지를 머리 위에 두고 있고 신라시대 창건하였다는 유서 깊은 쌍계사를 옆으로 하고 흐르는 첨찰산 산허리에는 진도군화인 동백나무 군락지가 있으며 진도군목인 후박나무를 비롯하여 참나무과에 속하는 여러 가지 가시나무와 메밀잣밤나무, 구실잣밤나무, 감탕나무과의 감탕나무, 녹나무과의 생달나무, 참식나무, 진달래과의 모새나무, 동백나무과의 차나무, 자금우과의 자금우, 물푸레나무과의 광나무와 같은 상록활엽수는 물론 마삭줄, 멀꿀, 모람, 다래가 얼키설키 살고 있으며, 졸참나무, 자귀나무, 쥐똥나무, 실거리나무, 삼색싸리, 소사나무, 갈매나무, 느릅나무, 윤노리나무, 굴피나무, 말오줌때나무, 예덕나무, 돌팥, 돌동부(풀종류 삽입할 것)등 그밖에 이름을 미쳐 다 알지 못하는 상록수는 물론 활엽수와 이름 모를 풀들로 온 산을 뒤덮고 있는 산으로 산행과 함께 숲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은 산이다.

돌아오는 길에 또 다른 천연기념물인 상만리 비자나무를 둘러보고 근처에 있는 오층석탑을 둘러보면 운림산방이나 쌍계사에서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감정을 안고 바다가 우는 소리를 뒤로하고 진도대교를 넘었다.

 

쌍계사는 857년 신라(문성왕) 도선국사가 창건하였다는 절로 절 양쪽으로 계곡이 있다하여 쌍계사라 하였으며, 대웅전의 건립 연대는 숙종 23년 (1697년)이다.

대웅전은 1m 높이의 자연석 기단에 주춧돌을 놓고 원주를 세우고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이며 기둥 위에 처마를 받치고 공포가 기둥 위와 사이에도 있는 다포계 건물로 가운데 문은 4짝으로 빗살문이고 양편의 문은 3짝으로 띠살문이다.

쌍계사의 대웅전에 있는 목조삼존불좌상은 나무로 만들어진 본존불을 중심으로 양쪽에 협시불을 모시고 있는 형태인데 17세기 후반의 불상 양식이 잘 드러나는 작품으로 제작 연대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귀중하고 전남 지방에 많이 남아 있는 조선시대 불상을 연구하는데 기준이 되고 있는 작품이다.

쌍계사의 시왕전에는 지장보살좌상을 비롯하여 현재 33구의 목조각상이 있으며, 지장보살좌상은 지옥에서 고통 받는 중생의 구제를 위해 영원히 부처가 되지 않겠다는 보살은 머리에 두건을 쓴 모습이 이색적이다.(진도군청에서 발췌)

 

운림산방은 진도기념물 제5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첨찰산을 진산으로 많은 봉우리가 어우러진 곳으로 소치(小痴) - 미산(米山) - 남농(南農) - 임전(林田) 등 4대에 걸쳐 전통 남종화의 성지라 할 수 있다.

운림산방은 조선조 남화의 대가인 소치(小痴) 허유(維)선생이 말년에 거처하던 화실을 운림각이라 했고 추사 김정희선생이 중국 원나라 4대화가의 한 사람인 황공망을 '대치(大痴)'라 했는데 그와 견줄 만 하다고 소치(小痴)라 했다.

(진도군청에서 발췌)

 

진도에 가면 아주 특별한 전통술이 있는데 광해군의 형 임해군이 진도로 유배될 때 부인 허씨(허명의 딸)의 친정조카인 허대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소주를 내리는 기구를 가지고 진도에 정착한 뒤 만들기 시작했는데 홍주는 일반 소주 내리는 방법과 비슷하나 지초라는 약초를 통과하는 순간 빨간색의 홍주가 완성된다.

대동여지도로 잘 알려진 조선후기의 지리학자 고산자(古山子) 김정호(金正浩) 선생이 진도홍주의 붉은 빛을 두고 "홍매화 떨어진 잔에 봄눈이 녹지 않았나 싶고 술잔에 비친 홍색은 꽃구경 할 때 풍경이로다."라고 말하였다.

전국 각지의 전통주를 즐겼던 김정호 선생은 대동여지도를 흥선대원군에게 바치며 진도홍주(지초주)를 함께 진상하였다고 한다.(진도군청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