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야기 모고재(못재) 이야기
우리동네이야기 모고재(못재) 이야기
광주에서 장성으로 넘어오는 해발 120m의 고개를 우리는 「못재」라고 부르는데, 이 재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하여 온다.
먼 옛날에 쓰러져가는 오두막집에서 한 청년이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었다.
항상 떨어진 누더기 옷을 입고 다녔고, 끼니도 잇지 못할 형편이었으나 어머님에 대한 봉양은 누구못지 않게 극진했다.
자기는 굶더라도 어머니에게는 식사를 드렸고, 또 먼길을 걸어 깊은 산 속에 들어가 나무를 해다 팔아 어머니를 봉양했다.
어느 날 한 낮에 나무 한 짐 해 가지고 오는데 깊은 골짜기에서 아리따운 여인이 빨래를 하고 있었다.
청년은 속으로 놀라면서 당황했으나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고 지나가고 있는데 고운 목소리로 여인이 불렀다. 발을 멈추니 다가와 하는 말이 ″내일이면 당신의 어머니는 죽을 것이오″ 라고 처음 만난 처녀가 이런 불미스런 말을 하니 청년은 의아한 눈초리를 보내며 다그쳐 물었다.
″뭐라고요? 아니 그게 무슨 말이오. 그럼 사실을 안 이상 무슨 방지하는 방법도 알고 있겠구려″하고 애원하는 것이다.
오직 어머니를 위해서 생을 이어가는 청년에게는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었다.
처녀는 청년의 애원과 효도에 감동해서 말하기를 ″호랑이가 내일 정오에 당신의 어머니를 해하러 갈 것이요. 그것을 방지하는 방법은 마당에 흰죽 한 동이를 쑤어놓고 꼭 옆에 어머니 옷을 입힌 허수아비를 세워놓는 거요.
그러나 만약에 그 허수아비를 가져가지 않으면 어머니를 데려 갈 것이요. 그 허수아비를 가져간다면 어머니는 편하리다″하고 여인은 사르르 사라졌다.
집에 돌아온 청년은 걱정이 태산같았다.
어머니의 죽음이 내일일 것 같은 불길한 예감 그의 얼굴은 근심과 고통에 쌓여 하룻밤 사이에 핼쑥해졌다.
다음날 막연한 희망을 걸고 처녀가 하라는 대로 준비해놨다.
정오가 되자 아닌게 아니라 큰 호랑이 한 마리가 어슬렁 어슬렁 들어오는 게 아닌가! 그러더니만 마당을 몇 바퀴 돌더니 죽통 옆으로 한 발 두 발 옮겨 어느새 죽통을 들이마시고 있었다.
문구멍으로 마음 조이고 바라보던 청년이 한시름 놓으니 호랑이가 어느새 허수아비를 물고 집을 나갔다.
청년은 얼마나 기쁜지 어머니를 얼싸안고 울며 사실 이야기를 하니 어머니도 ″너의 효성이 지극하여 신령님이 도와 주었구나″ 하며 흡족한 웃음을 지으셨다. 그후로 모자는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다.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총각의 효성이 맹수를 감복시켰기 때문이라며 총각 이름을 「목호」(牧虎)로 부르고 이 고개를 「목호재」라 불렀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는 동안 「목호재(牧虎재)」가 「모고재」로 변했다가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옴에 지금은 못재라 한다.
지금도 여기에는 「목호」의 효자비가 오랜 세월동안 풍상을 겪으면서 삼거리 전남제재소 정문 옆에 묵묵히 서 있다.
못재는 구불 구불한 길이라서 눈 많이 내리는 날에는 가끔 교통이 두절되는 일이 잦다.(장성군청에서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