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농사꾼 깔크막의 농사 이야기

초보 농사꾼이 도전하였던 무경운 벼농사 이야기(10호 결산편)

깔크막 2009. 11. 13. 06:46

초보 농사꾼이 도전하였던 무경운 벼농사 이야기(10호  결산편)


09년 10월 30일은 무경운 농법으로 지은 벼농사를 수확하는 날이었으며, 이른 아침부터 다른 해 보다도 조바심을 갖게 되었고 둘러보아야 소용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지막으로 논을 한 바퀴 돌아보고 이슬이 마르기를 기다렸다 콤바인으로 기계수확을 하게 되었다.

원래의 계획은 산물벼로 수매하기로 계획을 세웠으나 특별한 사유로 인하여 건조 후에 정부수매에 응하기로 하였기에 급하게 건조기의 사용여부를 알아보고 수확을 시작하였는데, 첫 필지에서 콤바인이 논의 가장자리를 따라 수확을 하더니 최소한 평년작은 넘고 08년 보다는 조금 못 할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예측한 결과를 전달 받으니 이제야 가슴을 쓸어내려 가는 뭔가가 있었다.

10월 31일에 건조기에서 수매 상태로 건조된 벼가 포대에 담겨지기 시작하였는데(1포당 40.130kg) 총 93.5개가 건조되었고 건조기에 미쳐 들어 갈 수가 없어 자연 건조한 벼가 10개 정도가 수확되어 결과적으로 103포대 정도가 수확되었다.

작년(08년) 보다는 약17포대 정도가 부족하게 수확되었으나 평년작 보다는 약간 많이 수확되었고 무경운 벼농사를 그것도 초보 농사꾼이 시도하여 이정도의 수확을 했다면 훌륭한 성공으로 보아야하고 벼가 충실하게 여물었고 쭉정이가 없어 건조기 1회분 치고는 아주 많이 나왔다며 건조기를 운영하는 천상 농부가 다시한번 벼의 상태를 보기도 했다.

 

09년의 농사의 특징은 무경운 벼농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제초제의 구입비용이 일반 이앙 농사를 하던 때 보다 더 많이 들어갔는데 이유는 볍씨를 뿌리기 전에 전면적인 제초작업을 실시하였기 때문에 제초제 구입비용과 살포비용이 더 들었으며, 첫 번의 제초작업 중에 물이 낙수되어 높은 곳에 질펀하게 난 올방개를 잡기위해 살포한 제초제 3봉지의 가격이 50,000원이나 되어 더 늘어 났으며, 비료값은 08년 보다 28,500원을 절감했고 그 외 수확시 들어간 모든 비용은 08년과 거의 비슷하였으며 08년보다 적게 들어 간 비용은 논두렁 성형비 50,000원, 경운및 식비 410,000원, 못자리 대행비 400,000만원, 모판때기 작업비및 운반비와 식비 150,000원, 모내기비용과 식비 450,000원을 정산하니 비용 절감효과는 1,361,900원 정도를 절약하였다.(비용이 많은 이유는 반나절 일해도 하루 일당을 주므로)

만약 부대 경비를 더 줄일 수가 있는 여지가 있는 분야는 제초제 구입비용과 살균 살충제 구입비용 그리고 살포하는데 드는 인건비와 식사 비용이며 수확시 100,000원이 되는 식사비용도 최소한 절반 정도로 줄일 수가 있고 무경운 농사법 첫 해라 시행착오도 있게되어 제초제 사용비용이 늘었으나 아주 잘한 것은 아니지만 풀관리를  2~3년 정도 잘 한다면 제초제 비용은 아마 획기적으로 줄 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제초제나 병충해 방제시 기계 대여비(약제 살포)를 줄이고 직접 살포 한다면 여기에서도 경비를 줄 일 수가 있는 여지가 있어 보였다.

전체적으로 총 수확량과 작년과 비교를 하면 수확량에서 손실분과 벼 값의 하락분을 계산해보니 1,400,000원이 조금 못 되는 것을 보니 만약 올해 무경운 벼농사를 시행하지 않았다면 꼭 절약한 정도 만큼 손실을 보고 말았을 것이다.

다행하게도 무경운 벼농사를 시행한 덕에 08년과 같은 대풍년의 농사를 09년도에도 지은 셈이 되었다.


힘들게 농사를 지어 품질 좋은 쌀을 생산 해 봤자 재 값을 받고 전량 팔 수도 없고 계속적으로 하락하는 쌀값으로 인해 총 매출은 줄어들고 생산비용은 늘어나니 과연 벼농사를 짓는 것이 그래도 옳은 것인가?.를 심도있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곡물 자급이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유지하고 있고 예전부터 농업은 생명창고라 했으며 농사 짓는 것이 천하의 기본이라는 말도 있는데 현실은 농사를 지으면 지을수록 고통만 더 커지는 것과 같다.

만약 우리나라에 대흉년이 들어 쌀 생산이 형편이 없게 된다면 일부에서는 외국쌀 사먹으면 된다고 하겠지만 미국의 메이져 쌀 수출회사가 인공위성까지 동원하여 전 세계의 작황을 훤히 꿰뚫고 있는데 한국 사람들 먹으라고 좋은 쌀을 싼 값에 주겠는가?. 그러면 중국에서 수입해서 먹겠다고.....천만에 중국은 쌀 생산 1위이자 쌀 부족국가 1위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부에서 다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논의 형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 만으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 할 수 있고 논의 기능적인 가치를 파악하여(지하수유지, 홍수방지, 지구온난화예방, 산소발생, 생물학적인 종 다양성 유지, 경관적 가치) 떨어지는 쌀값 대신에 보상해 주어야하고 농업으로 인하여 자신도 모르게 혜택을 받는 국민들도 그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09년에 무경운 농사법을 이용하여 벼농사를 지으면서 트랙터와 이앙기를 사용하지 않아 꽤 많은 이산화탄소를 직접 절감했으며, 표시는 나지 않아 금액으로 환산하기는 어려워도 탄소배출량을 줄였다는 것이 바로 무경운 벼농사를 한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에서는 농자재 사용을 줄이거나 기계적인 작업과정을 줄여 직간접적으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량을 절감하는 무경운 농법이나 친환경 농법을 이용하여 농사를 짓고 있는 농사방법과 이로인해 절감되는 이산화탄소량 만큼을 정부가 그 가치를 인정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