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깔크막의 숲 산행 이야기

추월산 가는 길( 산행 안내자--백구와 함께)

깔크막 2008. 11. 13. 19:06

담양호를 오른쪽에 두고 인적조차 없이 고요한 추월산 가는 길을 좋은사람과 단 둘이서 아침 일찍 가는 맛이란 형언 할 수 없울 정도로 차분해지고 가슴 깊이까지 파고드는 추월산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담양호에서 적당한 수분을 품은 바람이 너무 좋아 성급하게 차장을 열어 보았다.

오랜 가뭄으로 채 단풍도 들지 못하고 꼬부라져버린 나무들 틈새로 화려한 색깔을 뽐내는 단풍나무를 보고 자연은 그래도 계절을 거슬리지 않고 차분하게 겨울을 맞이하고 있었다.

추월산 주차장에 도착하여 시계를 보니 8시가 되려면 아직 조금은 더 있어야 하겠구나하고 산행준비를 하고 있는데 저만치 하얀개 한마리가 달려오며 나를 반갑게 맞이하는 것 같았다.

개를 좋아하는 관계로 개와 잠깐 주고 받는 행동을 하고나니 생전처음 보는 하얀개는 금새 복종을 한다는 행동으로 나를 즐겁게 �다.

연을 맺은 탓 인지는 몰라도 하얀개가 나를 졸래졸래 따라서 산행길을 안내라도 하는 것 같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나보다도 먼저 산행길에 접어들었고 갈림길이 나오면 어김없이 산행하기 좋은 길로 나를 안내하는 것 같았다.

개와 함께 산행을 하기는 태어나서 처음인지라 어느정도 따라오다가 그냥 가겠지 했으나 나의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쉴려고 바위에라도 걸터 앉으면 옆에 앉아 친근함까지 표시하면서 재롱까지 보여주는 덤의 행동에 이름은 모르지만 뒤쳐져 먹이사냥을 하는 행동을 하고 있을 때 백구야!.하고 부르면 어김없이 달려와 가랭이 사이로 부비며 지나가고는 했다.

백구(편의상 그렇게 불렀다)라는 녀석이 워낙 이른 시간에 우리를 따라서 산행을 한 관계로 아침밥도 주인한테 못 얻어 먹었을 것 같아서 가지고 간 김밥을 꺼내주니 먹지를 않았다.

목이 타서 물을 먹고나니 백구도 목이 탈거라 생각이 들어 물을 꺼내 손바닥을 둥그렇게 오므리고 물을 따라주니 맛나게 먹는 모습에서 윤회사상이  있다면 나중에 무엇으로 환생할까?.하는 생각이 앞섰다.

보리암을 머리에 이고 있는 바위절벽 밑에서 담양호를 바라보니 가슴속 깊이 상쾌함이 들어왔다.

멀리서 지금 이곳의 바위를 쳐다보� 부처님이 누워있는 형상이 뚜렷했는데 이곳에서 쳐다보니 그 흔적과 윤곽만 있을 뿐 부처의 얼굴은 찾을 수가 없었다.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파 놓은 동굴속에서 보리암 아래 펼쳐진 붉게타는 가을 추월산을 바라보는 맛고 참으로 좋았다.

보리암 정상을 거쳐 추월산 정상에서 월계리로 내려오는 동안 오랫동안의 가뭄으로 만산홍엽을 자랑해야 할 단풍들이 제 몫을 하지는 못했지만 내년 봄이면 이 계곡에 봄 꽃이 지천으로 피어 날 것을 기대해 본다.

추월산은 산이 높아 가을에 달이 뜨면 산꼭대기에 걸쳐있어 추월산이라 불렀고 추월산에 살고 있는 식물의 종류가 어느 산보다도 많아 식물을 좋아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자주찾고 식물은 거의가 약초로 사용되기 때문에 약용식물의 종류만도 400여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산세가 높고 물이 맑고 계곡이 깊어 산행하기는 조금 힘든 곳도 있지만 대신 산행의 길이가 짧다는 이점도 있다.

추월산의 산행코스는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코스를 재외하고 담양군 용면 쌍태리에서 오르는 길과  용면과 순창복흥면의 경계인 밀재의 정상에서 능선을 타고 오르는 곳이 있다.

이곳의 산행로는 능선을 따라 정상까지 가는 관계로 완만하고 거의가 육산이며 숲이 능선을 따라 잘 자라고 있어 여름에는 모자가 필요없는 곳이기도 하고 추월산 뒷 쪽의 임도를 따라서 산책하는 맛도 천하 일품이다.

임도를 따라 걷다가 지루하면 옆의 계곡을 뒤지면 식물을 공부하는 나에게는 언제나 줄거움을 주는 곳이고

혼자 이런 곳을 답사하다가 멧돼지를 만나 무진장 크게 놀랐던 그때가 생각이 나는 곳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웃지만 커다란 나무 몽둥이를 머리에 올려 키가 커 보이게 했던 나의 행동에 웃음이 입술을 비집고 나왔다.

인간은 나약하고 미욱한 존재임이 확실한데 모든 인간들이 제일 잘 난척하고 만물의 영장이라는 미명을 앞 세우고 잘 난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자연을 대하면서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추월산 산행을 하면서 처음보는 백구가 나와 함께 산행을 하고 산에서 처음보는 사람들과 서슴없이 인사를 하는데 우리는 인공적인 도시에만 들어오면 이기적이고 웃음이 사라져 버리는 것인지 ----참으로 자연은 위대한 힘이 있다----산에만 오면 웃음이 묻어나고 처음보는 사람과도 인사를 하는 모습만 보드라도......,